[더 나은 미래] "내 돈을 맡길 만한 곳인가"… 비영리단체 투명한 운영ㆍ성장 돕는 중간 조직들

조선일보
  • 뉴욕·워싱턴=박란희 더나은미래 편집장
입력 2014.08.19 02:58

박란희 편집장, 미국 비영리를 해부하다
(1)기부 패러다임이 바뀐다
(2)핵심 가치에 집중하라
(3)비영리 생태계를 풍성히 하라
재단센터 - 임원 연봉ㆍ기부금ㆍ배분 내역까지 공개
모금전문가협회 - 편드레이징 교육부터 법ㆍ제도 제정 앞장
채리티 내비게이터 - 자선단체 평가로 똑똑한 기부 끌어내

“미국에서 규모가 큰 상위 100개 재단 정보를 보고 싶은가요? ‘파인드 펀더(Find Funder)’ 코너에 들어가면 다 볼 수 있어요. 미국재단에서 하는 연구를 보고 싶으면 ‘이슈랩(issuelab)’을 보세요. 각 재단의 재무 상황도 다 나옵니다. 자, 우리 조직인 재단센터를 한번 볼까요? 서열 2위인 리사 필립씨는 전략부서 부회장인데, JP모건에도 근무했고 자선기금 마련 분야에 25년 경력을 갖고 있어요. 연봉이 2억원 남짓 됩니다. 재단센터는 연봉 10만달러(약 1억원) 이상 받는 직원이 21명 정도 되는군요.”

재단센터(Foundation Center)의 상급사서 겸 모금강사인 수잔 시로마씨의 말이다. 재단센터는 1956년에 설립된 자선 분야의 지식 뱅크이자 허브 역할을 하는 곳이다. 전 세계의 자선과 관련된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비영리 종사자를 교육시키고, 기부를 받고자 하는 개인이나 단체에 재단의 공모 사업이나 협력 프로그램 정보를 제공한다. 한 해 2200만달러(약 220억원)가량의 예산을 쓰고 직원만 150명가량 된다. 뉴욕, 워싱턴DC, 애틀랜타, 클리블랜드, 샌프란시스코 등 5개 지부를 두고 있으며, 재단센터에 수록된 미국 내 재단 및 기관 데이터가 무려 12만개라고 한다.

“재단의 고위급 임원 연봉까지 공개하는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수잔씨는 “재무 자료를 공개하는 것은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고 했다.

“영리 분야에서 일하던 전문가들이 비영리단체에 지원을 할 때 연봉 체계를 미리 알 수 있습니다. 비영리단체끼리도 임직원 임금을 서로 신경 쓰면서 비교해보지요. 연봉뿐 아니라 한 재단의 기부금이 어디서 얼마나 들어왔고, 어느 단체로 얼마나 배분되는지 세세하게 알려주는 투명성과 개방된 데이터야말로 미국 내 기부를 확산시키는 큰 요인입니다.”

기자는 지난 6월 17일부터 26일까지 한국NPO공동회의가 주관하고 한국국제교류재단이 후원한 '2014 미국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 16개 국내 NPO 실무자들과 함께 워싱턴DCㆍ뉴욕ㆍ시애틀 등의 비영리기관 9곳을 방문했다. 사진은 채리티 네비게이터의 켄 버거 대표와 연수단의 모습이다. / 박란희 기자
기자는 지난 6월 17일부터 26일까지 한국NPO공동회의가 주관하고 한국국제교류재단이 후원한 '2014 미국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 16개 국내 NPO 실무자들과 함께 워싱턴DCㆍ뉴욕ㆍ시애틀 등의 비영리기관 9곳을 방문했다. 사진은 채리티 네비게이터의 켄 버거 대표와 연수단의 모습이다. / 박란희 기자
◇선진국, 비영리 싱크탱크 역할 활성화

지난해 방문한 영국과 비교해볼 때, 기부 선진국인 미국과 영국의 공통점이 있다면 바로 ‘비영리 중간 지원 조직이 매우 활성화돼 있다’는 것이다. 80년 역사, 500명 직원, 1조원을 굴리며 컨설팅·교육·리서치·캠페인을 하는 영국 자선 분야의 싱크탱크인 카프(CAF·Charities Aid Foundation)와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비영리를 돕는 다양한 지원 조직들이 존재했다.

전 세계 3만여명의 회원을 보유한 모금전문가협회(AFP)는 1960년 설립돼 50년이 넘는 역사를 갖고 있다. 앤드루 와트 대표는 “모금 전문가들이 펀드레이징을 잘할 수 있도록 교육·연구하고, 윤리강령을 제공하며, 모금에 관한 법·제도가 제대로 만들어지도록 모금 전문가들을 대변하는 역할을 한다”고 했다. 모금전문가협회는 1981년부터 국제 공인 모금 전문가임을 인증하는 CFRE(Certified Fund Raising Executive) 자격증도 발급한다. CFRE는 전 세계적으로 5320여명이 대학과 병원, 비영리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2012년 카이스트발전재단 김현수씨가 최초로 CFRE 자격증을 취득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앤드루 와트 대표는 “미 국세청은 비영리기관을 규제하기보다 도움을 줘야 한다는 역할과 사명을 갖고 있다”며 “비영리 영역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정부에서 비영리의 성장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기부자에게 자선단체 평가 정보 제공하기도

“창립자인 팻&매리언 두간(Pat&Marion Dugan)씨 부부는 자수성가해서 일군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려고 자선단체를 찾아봤어요. 최근에도 가끔씩 자선단체의 기금 유용 스캔들이 터져나오듯, 당시에도 마찬가지였거든요. 내 돈을 맡길 만한 믿을 수 있는 자선단체가 어디인지 찾아보다, 그런 정보를 어디서도 구할 수 없다는 걸 알았죠. 그래서 그는 직접 설립했습니다.”

2001년 설립된 채리티 내비게이터(Charity Navigator) 켄 버거 대표의 말이다. 채리티 내비게이터는 비영리 자선단체의 재무 건전성, 책무성, 투명성을 평가하여 별표를 매기는 미국 최대의 자선단체 평가기관이다. 미국 동부 뉴저지에 위치한 사무실은 기대보다 작았고, 직원은 12명뿐이었다. 하지만 이들이 한 해 평가하는 단체 수는 매년 7000개를 넘고, 지난해까지 700만명 이상이 웹사이트를 방문했다고 한다. 켄 버거 대표는 “평가의 독립성을 위해 정부나 우리가 평가하는 단체로부터 전혀 지원받지 않고, 개인 기부자나 이사회 임원들이 기부해준다”고 말했다.

평가는 어떻게 이뤄질까. 2010년까지 가장 큰 평가 기준은 ‘얼마나 재무적으로 건전한가’였다고 한다. 미국 비영리단체들은 매년 국세청(IRS)에 표준화된 재무 신고 양식(Form 990)을 제출해야 하는데, 채리티 내비게이터는 이 재무 양식을 기초 데이터로 해서 7가지 지표를 통해 평가한다. 2011년부터 16가지 지표를 통해 비영리단체들의 ‘거버넌스(조직운영체계)’를 평가하기 시작했고, 지난해부터 ‘결과 보고(results reporting)’도 같이 평가한다.

“기부자들은 점점 똑똑해지고 있어요. 주식을 사고팔 때 사람들은 금전적인 가치가 오를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투자하듯, 기부를 할 때에도 사회적인 가치가 오를 것으로 보고 투자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고용 프로그램을 운영할 때 몇 명이 고용됐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6개월 후에 고용이 얼마나 지속되는지 혹은 고용 상황에 얼마나 만족하는지 등이 진정한 결과죠. 똑똑한 기빙은 감정과 이성이 결합된 겁니다.”

채리티 내비게이터는 창립 이후 10년 가까이 많은 비영리단체로부터 비난을 받았다고 한다. 10년이 지나고 기부자와 언론의 관심을 받으면서, 대표 평가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 켄 버거 대표는 “우리로부터 최고 평점을 받은 한 비영리단체가 채리티 내비게이터를 통해 전혀 모르는 곳으로부터 200만달러(약 20억원)를 기부받은 사례가 있다”며 “평가와 결과 측정을 통해 비영리단체의 업무를 효율적으로 바꾸고, 더 많은 기부를 이끌어내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비영리 리더 스쿨 1기 수강생 모집

오는 9월부터 더나은미래와 동그라미재단은 차세대 비영리 리더를 양성한다. '비영리 리더 스쿨'은 비영리단체(NPO)·사회적기업 등 제3섹터에 종사하는 '팀장급 리더'들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교육 과정(3개월)으로, 영리와 비영리를 아우르는 전문가 6인이 강사로 나선다. 서울대 경영대학 김수욱 교수(트렌드 분석·경영전략과 포지셔닝), 한국갈등관리본부 박일준 대표(비영리단체 미션과 비전·갈등 관리 전략), 미디어유 이지선 대표(비영리PR·소셜 커뮤니케이션), 열린;비즈랩 안병민 대표(마케팅·브랜딩), 한양대 광고홍보학과 이현우 교수(후원자 설득 커뮤니케이션), 고려대 경영학과 문형구 교수(인적자원관리)가 강의(2시간)와 워크숍(4시간)을 결합한 실전형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교육 대상

-NPO, 사회적기업 등 제3섹터에 종사하는 팀장급 리더

▲교육 기간 및 구성

2014년 9월~12월 초(3개월 과정)

매주 수요일 오후 2~8시, 이론(2시간), 워크숍(4시간)

▲수강 인원 및 수강료

20인 내외, 30만원(납부 은행: 국민은행 801737-04-006577, 예금주: 씨에스컨설팅앤드미디어)

* 단 수업 10회 이상 출석 시 교육비 전액 환급

* 수업 10회 미만 출석 시 반액 환급

▲교육 장소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 218 나래빌딩 3층 동그라미재단

▲신청

―8월 30일(토) 오후 6시까지 자기소개서 및 이력서(자유 형식) 이메일 접수

―접수 및 문의: csmedia@chosun.com

▲선발 방법

서류 심사, 필요 시 전화 면접 추가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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