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프란치스코 교황을 '열독' 중이다.

교황 방한을 앞두고 관련서 판매량이 12배 폭증했다. 교보문고가 교황 관련 책 판매 동향을 조사한 결과 7월에 2858권이 팔려 지난해 같은 기간(238권)에 비해 12배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프란치스코 교황 관련 신간 출간 종수도 지난해에는 10종에 그쳤지만 올 들어 39종으로 가파르게 늘었다. 7월 한 달간 판매량은 차동엽 신부가 쓴 '교황의 10가지'(위즈앤비즈), 프란치스코 교황과 이탈리아 언론인의 대담집 '무신론자에게 보내는 교황의 편지'(바다출판사), 이해인 수녀의 묵상집 '교황님의 트위터'(분도출판사)가 1~3위로 조사됐다.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마련된 교황 관련서 매대. 올 들어 신간 39종이 출간됐다.

'교황의 10가지'는 교황의 언행을 '희망' '행복' '사랑' '연민' '용서' 등 10가지 핵심 키워드로 분석해 '프란치스코 효과'를 설명한다. '무신론자에게 보내는 교황의 편지'는 이탈리아 언론인 스칼파리가 "무신론자도 용서받을 수 있는가"라는 공개 질문을 교황에게 던지면서 진행된 대담과 토론을 묶었다.

'교황님의 트위터'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트위터로 전하는, 짧지만 뜻깊은 메시지에 대한 이해인 수녀의 묵상과 기도를 담고 있다. 교황은 팔로어가 1400만명이 넘고 트위터에서 가장 많이 인용(RT)되는 지도자다.

교황 관련서는 지난 6월부터 매주 서너 종씩 나오고 있다. 강연록, 에세이, 묵상집, 대담집, 사진집 등 다양하다. 교보문고 종교 담당 북마스터들은 '뒷담화만 하지 않아도 성인이 됩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씀' '안녕하세요 교황입니다' 등도 읽어볼 만한 책으로 추천했다.

지난달 '안녕하세요 교황입니다'를 출간한 더난출판 차재호 편집장은 "국내에 가톨릭 신자가 500만명으로 추산된다"며 "당장 이슈가 되는 측면이 있고 교황 방한 이후에도 읽힐 만한 가톨릭 기본서로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교보문고 광화문점은 지난 1일 교황 관련서를 따로 모아 매대를 만들었다. 교황의 방한 중 주요 일정도 안내해준다. 박미순 북마스터는 "25년 만의 방한이라 비(非)신도까지 관심이 높고 묵주·성모상 등을 사은품으로 주는 책도 여럿"이라며 "교황에게 쓴 손편지 124개를 뽑아 책으로 묶어 교황청에 보내는 행사도 연다"고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어록]

"'나는 몇 주 전에 이 광장에서 가족들 사이에 세 가지 말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것을 다시 말씀드리고 싶어요. '내가 ~해도 될까요?' '고마워요' '미안해요'. 이 세 말마디가 열쇠입니다."

―차동엽이 쓴 '교황의 10가지' 40쪽. 교황이 말한 사랑의 언어 세 마디를 인용하며.

"한 사회가 얼마나 위대한가는 그 사회가 가장 궁핍한 이들을, 가난밖에는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이들을 어찌 대하는지에 따라 알 수 있습니다."

―이해인 수녀가 쓴 '교황님의 트위터' 104쪽. 교황이 2013년 7월 26일 트위터에 올린 이 글에 대해 이해인은 "저에게 안팎으로 도움을 청하는 가난한 이들을 내치지 않고 어머니처럼 감싸 안을 수 있는 자비와 연민의 마음을 주소서"라고 기원한다.

"남을 개종시키려 드는 것은 실로 허황한 짓이지요. 서로를 알고, 서로의 말에 귀 기울이고, 생각의 반경을 넓히는 것, 우리에게는 바로 그런 태도가 필요합니다. 세상에는 온갖 길이 이리저리 뻗어나가면서 서로 가까워지기도 하고 멀어지기도 하는데, 중요한 것은 그 길이 모두 선(善)으로 나아간다는 사실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이탈리아 언론인 스칼파리의 대담집 '무신론자에게 보내는 교황의 편지' 70~71쪽. 스칼파리가 '친구들이 성하께서 저를 개종시키려 하실 거라고 했다'는 말에 대한 교황의 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