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은 불쾌감을 일으키고 일의 효율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건강을 위협하는 원인이 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6월부터 지난 26일까지 345명의 온열질환자(더위로 인해 건강에 이상이 생긴 사람)가 발생했는데, 특히 전국 곳곳에 폭염 주의보가 내려지는 등 불볕더위가 시작된 지난 1주 동안에는 환자가 크게 늘어 전체의 30%가량인 119명에 달했다.

땀 많이 흘려 저혈압 생기며 피로

날이 더워지면서 몸에 열이 쌓이면 땀을 흘려 체온을 낮춘다. 이때 갑자기 많은 땀을 흘리면 몸속 수분이 급격히 빠져나가면서 혈압이 적응할 새 없이 갑자기 떨어져 어지럽고 몸이 피로해지는 '열피로'가 생긴다. 특히 노인은 몸속 수분이 젊은 사람들보다 적기 때문에 조금만 땀을 흘려도 타격이 더 크다. 이 때문에 더운 날 야외 활동이 길어지고 땀을 많이 흘리면 갈증을 느끼기 전부터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반면 급격하게 열에 노출되면서 체온 조절을 잘하지 못하면 갑작스러운 쇼크 상태에 빠지는 경우도 있다. '열사병'이라고 하는데, 폭염 때문에 뇌의 시상하부 내(內) 체온 조절 중추가 마비되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경우다. 두통이나 심한 어지럼을 느끼면서 숨이 가빠지고 얼굴이 창백해지는데, 이 경우는 몸이 열에 적응하지 못하는 응급 상황이므로 즉시 병원을 방문해 집중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더위 때문에 혈관이나 근육 탄력성이 떨어져 혈액 순환에도 장애가 생기기 쉽다. 손이나 발이 붓는 증상이 대표적이다. 특히 장시간 오래 서 있으면 뇌에 혈액 순환이 잘 되지 않아 순간적으로 아찔하거나 실신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열실신). 또 갑자기 심한 운동을 하면 손발, 복부 등에 근육 경련이 생기기도 한다.

노약자·만성질환자는 혼자 두지 말아야

특히 주의해야 할 사람들은 노약자와 만성질환자다. 폭염이 몸속 염증 반응을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당뇨·고혈압이 있는 만성질환자들은 폭염에 계속 노출되면 땀을 흘려 몸속 수분은 부족해지고, 혈관 염증 때문에 피는 더 끈적끈적해져 고혈압이나 당뇨가 악화된다. 폭염 때는 평소 앓던 질환에도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얘기다.

미국 하버드의대 분석에 따르면 여름 기온이 평균치보다 섭씨 1도 높을 때 심근경색증과 당뇨병 사망 위험도가 약 10% 높아졌다.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김경수 교수는 "노약자들은 더위에 어지럼을 느끼면서 넘어지기도 쉽다"며 "조금씩 계속 물을 마셔 탈수를 막고, 기존 질환 관리도 더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건강 수칙 숙지하고, 가능한 한 시원하게

폭염이 계속되면 가장 더운 시간에는 가능한 한 야외 활동을 줄이고, 특히 모자나 얇은 긴팔 등을 이용해 햇빛에 직접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얼굴·목 등 노출된 피부에 시원한 물을 자주 뿌려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