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에 읽으면 좋은 어린이책] 무협·추리·역사 골라서 읽는 재미… 더위는 싹~ 지식은 쏙~

조선일보
  • 한미화 출판평론가
입력 2014.07.26 03:02

'신고해도 되나요?' 외.
2014년 런던 도서전에서 황선미가 '오늘의 작가'로 초청되었다는 사실은 고무적이었다. 이미 여러 도서전에서 주빈국 행사를 치른 경험이 있어 런던 도서전의 '마켓 포커스'가 한국이라는 게 새삼스럽지는 않다. 하지만 동화 작가 황선미가 '오늘의 작가'로 선정되었을 뿐 아니라 일반문학으로 소개된 영어판 '마당을 나온 암탉'이 현지에서 호응을 얻었다는 소식은 우리 어린이 문학의 현재와 가능성을 보여준 일이었다.

올해 상반기에 동화지만 어른에게 더 사랑받은 책이 또 있다.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 등장해 화제가 되었고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도 오른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이다. 2009년 출간된 책이 뒤늦게 20~30대 여성 독자들에게 폭발적인 관심을 얻었지만, 저자 케이트 디카밀로는 한 해 동안 미국에서 출간된 최고의 어린이책에 수여하는 뉴베리 상을 무려 세 차례나 수상한 유명한 어린이책 작가다.

새로 출간된 동화 중에서는 단연 신인 작가들의 작품이 돋보였는데 모두 문학상 수상작이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정지원의 '샤워'는 마해송문학상, 이정아의 '신고해도 되나요'는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최은옥의 '책 읽는 강아지 몽몽'은 비룡소문학상 대상, 임지윤의 '앵무새 돌려주기 대작전'은 창비 좋은어린이책 수상작이다. 여기에 어린이 심사위원 100명이 선정한 스토리킹 수상작 천효정의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까지 합하면 뚜렷한 개성으로 무장하고 지금껏 어린이 문학이 시도하지 않은 새로운 영역에서 이야기를 끌어낸 신인 작가들의 목소리가 활기차다. 또 생활동화에서 벗어나 주제의식이 명확한 일종의 '인문학 동화' 혹은 무협이나 추리 등 장르적 요소를 도입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무협 코드를 가져온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나 불량 식품을 팔아놓고도 책임을 회피하려 하는 어른들의 허위의식과 이중적 모습을 꼬집는 '신고해도 되나요?' 등이 대표적이다. 이 경우 무리하게 주제의식을 고집하거나 억지 재미를 끌어낼 위험이 큰데, 신인 작가의 작품들은 흥미와 주제의식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점도 장점이다. 강정연의 '나의 친친 할아버지께' 역시 부모로부터 사랑받고 보호받아야 할 열두 살 장군이가 도리어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의 보호자가 되는 도전적 설정을 통해 사랑과 자존감의 중요성을 큰 소리 내지 않고 들려준다.

논픽션 부문에서도 주목할 만한 책이 여럿이다. 그중에서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창덕궁의 아름다움을 지식그림책으로 담아낸 '자연을 담은 궁궐 창덕궁'은 손에 들고 답사를 떠나도 좋을 책이다. 창덕궁에 관한 충실한 지식 전달은 물론이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지어진 창덕궁의 모습과 사계절을 동양화로 아름답게 그려냈다. 2010년 중국집 요리사의 세계를 그린 '짜장면 더 주세요'를 첫 권으로 시작한 '일과 사람' 시리즈가 전 20권으로 완간되었다. 경찰관, 소방관, 초등학교 선생님 등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직업을 건강한 시각으로 담아냈다. 이 책들과 함께 신나는 여름방학 맞이하길!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