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군주를 키운 '제왕학 교과서'

조선일보
입력 2014.07.19 03:01

대학연의 책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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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연의(전 2권)

진덕수 지음|이한우 옮김
해냄|각 908쪽, 828쪽|각권 4만5000원


"태조는 '대학연의(大學衍義)' 보기를 즐겨 하여 밤중에 이르도록 자지 않았으며, 세상의 도의(道義)를 만회할 뜻을 가졌었다."

'태조실록'은 이성계가 왕업을 일으킨 계기를 '대학연의' 독서에서 찾았다. 무인(武人) 태조가 대학연의 읽기를 통해 새 나라 조선을 세울 뜻을 세웠다는 것이다. 송나라 정치가이자 학자 진덕수(眞德秀·1178~1235)가 지은 '대학연의'는 조선시대 국왕의 '제왕학 교과서'로 자리했다. 태종은 이 책을 통해 "외척을 멀리하는 것이 중대함을 깨달았다"고 했고, 세종은 즉위 직후 첫 경연 교재로 삼았다.

'대학연의'는 유학 경전인 '대학(大學)'의 뜻[義]을 풀어냈다[衍]는 뜻이다. 추상적인 성현의 말씀에 역대 제왕의 구체적 사례를 덧붙여 국왕(리더)이 가져야 할 태도, 인재의 분별 방법 등을 설명한다. 경전[經]과 역사[史], 즉 이론 공부와 케이스 스터디를 아우르는 방식이다. 예를 들면 '제왕이 배우는 근본'에서 중국 전국시대와 한나라 등의 사례를 제시하고 "소인(小人)이 권세와 은총을 훔치려 할 때는 반드시 주군의 뜻을 엿보아 영합한다"고 말한다.

조선을 지배한 한 권의 책을 꼽으라면 '대학연의'라고 할 수 있지만 완역은 처음이다. 지난 15년간 조선 군주열전 시리즈로 우리 역사를 서술하고 '논어로 논어를 풀다' 등 경전 번역을 해온 역자가 경사(經史)를 아우르는 '대학연의'에 이르게 된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귀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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