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와 통일문화연구원이 심층 인터뷰한 북한 주민 중 상당수는 북한의 핵은 남한에 상당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군사력 수준도 북한이 남한보다 월등하다고 평가하는 이가 많았다. 반면 남한이 북한을 먼저 침공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봤다.
◇"북 핵무기 남한에 매우 위협적"
'북한의 핵무기가 남한에 얼마나 위협적일 것이라고 생각하는가'란 질문에 인터뷰에 응한 100명 중 53명이 '매우 위협적', 13명이 '다소 위협적'이라고 답했다. 북한의 핵 개발이 남한에 '별로 위협적이지 않다'란 사람은 9명이었고, '전혀 위협적이지 않다'란 사람도 21명 있었다. 4명은 '잘 모르겠다'는 반응이었다.
평안남도에 산다는 한 주민은 "북한 핵은 단추 하나만 눌러버리면 (남한을) 불바다로 만들어버리니까 매우 위협적"이라고 말했다. 40대 남성 A씨는 "(김정은이) 한마디만 하면 그 자리에서 (핵무기를) 쏠 것 같다"고 했다. 다른 주민 B씨는 "한국이 인구밀도도 높고 건설도 많이 했는데 핵이 떨어지면 숱한 사람들이 다치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했다. 평북 출신의 50대 주민은 "만약에 핵무기를 쏘게 되면 (남한은) 다 (도시)가스 쓰고 하니까 더 위험하다"고 했다.
반면 북한이 말뿐이지 같은 민족인 남한에 감히 핵무기를 쓰지 못할 것이라는 사람도 있었다. 평양 출신 40대 여성은 "한 민족 간에 (어떻게) 핵무기를 쓸 수가 있나?"며 "그래도 제 나라 제 땅인데 제 민족에게 감히 쏠 것 같지 못하다"고 했다. 황해남도 출신의 한 주민은 "조선이 말로만 세지 (전쟁) 터지면 (핵을) 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그저 말만 하지 핵무기는 없다"는 사람도 있었다.
◇"어린아이도 총 갖고 싸울 것"
인터뷰에 응한 북한 주민 100명 중 55명은 '북한의 군사력 수준이 남한보다 강하다'고 답했다. 50대 북한 남성은 "만약에 (전쟁이) 일어나게 되면 우리 조국(북한)이 더 셀 것 같다"며 "조선에서 계속 그런 교양을 받아서 그런지…"라고 했다. 북한 주민은 특히 정신력 측면에서 북한이 남한을 압도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 평남 출신 남성 주민은 "조선(북한)에는 조국과 인민, 수령을 위해 한목숨 바치겠다는 사람이 많다"며 "단결력이나 정신력은 조선이 아직 세다"고 했다. 다른 북한 주민 C씨도 "조선 사람들은 사회주의 제도에서 오랫동안 살았기 때문에 영도자의 말에 따를 수밖에 없다"며 "김정은 원수가 명령을 내리면 전쟁에 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만약에 미국놈들 북조선에 전쟁 일으키면 우리 북조선 사람들은 아이들도 총 가지고 싸울 수 있다"고 했다. 일부 주민은 "하도 먹고살기 힘드니 차라리 전쟁이나 콱 났으면 하는 사람도 많다"고 했다.
일부 북한 주민은 "군사력은 북이 셀 것 같은데 미국이랑 남조선이 같이 치게 되면 우리가 질 것 같다" "외국서 무기를 많이 사온 남조선이 셀 것" "우리(북한)가 경제적으로 뒤떨어지고 세계적으로 제일 낙후한데 어떻게 전쟁을 일으키겠느냐"고 했다. 전쟁이 나면 불만을 가진 사람이 많아 뒤에서 당 간부들에게 총을 쏠 것이라고 말한 주민도 있었다.
◇남한이 먼저 공격하진 않을 것
남한이 무력으로 북한을 침공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78명이 '없다'고 대답했다. '가능성이 있다'고 대답한 사람은 21명이었고 '모른다'는 1명이었다.
평북 신의주 출신 50대 여성은 "남한은 항상 북조선을 안 친다"며 "조선 사람, 우리 조국(북한)이 까불댄다"고 했다. 평남 출신 60대 남성은 "한국은 잘살고 조선은 못사는데 잘사는 사람이 못사는 사람을 도우면 도왔지 왜 치겠느냐"고 했다. "선진국이고 문명국인 한국이 조선을 절대 칠 리 없다"는 응답도 있었다.
이 밖에 "북한의 군사력이 워낙 강해서 남한이 감히 치지 못할 것이다"라거나 "조선에 핵무기가 있기 때문에 (남한이) 함부로 치지 못할 것"이라는 사람도 있었다. 반면 "북한이 독재를 하니까 남한이 무력으로 북한을 칠 가능성도 있다"는 응답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