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이 미래다] "인민은 한달 꼬박 일해도 30弗, 간부는 앉아서 하루 100弗"

조선일보
  • 김명성 기자
    입력 2014.07.08 03:02

    [중국 내 北주민 100명 심층 인터뷰] [中] 사회 현실

    -100명 중 98명 "빈부격차 심각"
    "아무리 벌어도 신발 한짝 못사… UN원조품, 간부끼리 나눠먹어"

    -지역 격차도 심각
    "평양·황해도는 하늘과 땅 차이… 신의주·황해도는 반세기 차이"

    -"조선은 뇌물 공화국"
    "간부들 돈 안 주면 안 움직여" 90명이 "뇌물 바쳐 일 해결"

    북한에서 일반 주민은 한 달을 꼬박 일해도 30달러를 벌기 힘들지만, 상류층은 하루에만 100달러 이상을 앉아서 벌 정도로 빈부격차가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조선은 뇌물 공화국'이란 말이 나올 만큼 사회 전반에 부정부패가 만연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일보와 통일문화연구원(이사장 라종억)이 올해 1~5월 중국 단둥·옌지 등에서 북한 주민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북한 주민의 통일의식 및 미디어 이용실태' 조사에 응답한 북 주민의 98%는 "북한 내 빈부격차가 크다"고 답했다. 나머지 2%도 "빈부격차가 조금 있다"고 했다. 북 주민들은 "북한의 배급 체제 붕괴와 사(私)경제 부문의 확대로 권력층 및 그와 결탁한 무역·외화벌이 일꾼들은 막대한 부를 축적하는 반면, 시장에 적응하지 못한 일반 주민은 살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했다.

    하루 100달러 vs 한 달 30달러

    평양 출신 여성 A씨는 "하층민들은 한 달에 30달러 정도를 벌고 상층에서는 하루에 100달러를 번다"며 "잘사는 사람이 10%, 중간층이 10%, 나머지 80%는 못사는 사람"이라고 했다. 북한 주민은 특히 식생활 부문에서 심각한 박탈감과 빈부격차를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북 출신의 여성 B씨는 "간부들은 이밥에 돼지고기 먹어도 백성들은 시래기 밥도 없다"며 "하층민들은 아무리 벌어도 신발 하나 사기도 어렵고 1㎏에 3만원이나 하는 돼지고기도 사 먹을 수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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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로에 떨어진 옥수수 줍는 北주민 - 지난 5월 강원도 원산 인근 평양-원산 고속도로에서 옥수수를 실은 자동차가 상태가 안 좋은 도로 위를 질주하다 적재함에 실은 옥수수 마대를 떨구자 차량에 탑승했던 북한 주민들이 내려 길가에 떨어진 옥수수를 줍고 있다. /북한소식통
    간부들이 잘사는 것은 권력을 이용해 부정부패를 저지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평남 출신 남성 C씨는 "간부들은 제 배때기만 채울 생각만 한다"며 "아버지가 당 간부가 되면 자녀는 돈을 벌지 않아도 저절로 돈이 벌린다"고 했다. 유엔에서 주는 원조품도 당·군·정 간부들이 다 나누어 먹는다고 했다. 조사에 응한 북 주민의 43%가 북한에서 가장 힘 있는 계층은 노동당 간부라고 답했고, 41%는 무역 및 외화벌이 간부, 16%는 군 간부라고 했다.

    신의주와 황해도는 반세기 차이

    남한 접경 지역인 황해도는 국경도시인 신의주에 비해 반세기가 뒤떨어졌다는 얘기가 나올 만큼 북한 내 지역격차도 심각하다. 신의주 출신 주민 D씨는 "머리 수준이 신의주 사람들은 훨씬 깨어 있다"고 했다. 순박해서 '뗑해도'라 불리던 황해도 사람들이 고난의 행군을 겪으면서 머리가 조금 깼다고 해서 최근에는 '깬해도'로 불리지만 신의주에 비하면 여전히 큰 격차가 난다는 것이다. 황해도 주민 E씨는 "하물며 황해도와 평양은 하늘과 땅 차이"라며 "농사지어 평양에 식량 대고 나면 우리들은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린다"고 했다.

    뇌물 없으면 한 걸음도 안 움직여

    북 주민들은 "북한은 뇌물을 주지 않으면 한 걸음도 움직이지 않는 '뇌물 공화국'"이라고 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0%는 "북한에서 일을 해결하기 위해 뇌물을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뇌물을 이용한 경험이 없다는 사람은 10명에 불과했다. 평양 출신 F씨는 "간부들은 뇌물 받을 때만 움직일 뿐이지 다음번에 다시 일을 부탁하려면 모른 체한다"며 "건당으로 (뇌물을) 바쳐야 한다"고 했다. 간부들이 좋아하는 뇌물은 현금 또는 한 갑에 9위안(약 1500원)인 '명련' 담배나 '고양이' 담배, '세븐' 담배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뇌물이 간부와 일반 주민 간 빈부격차를 한층 더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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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내 빈부격차. 북한에서 뇌물을 이용한 경험. 북에서 가장 힘 있는 계층.
    신의주 출신 G씨는 "여행증 한 장 받으려면 2만~10만원을 내야 한다"며 "신의주에서 50㎞ 떨어진 지역으로 갈 경우 12개의 초소가 있는데 모든 초소를 통과할 때마다 뇌물을 줘야 한다"고 했다. 중국으로 일하러 나가기 위해서도 300~1000달러를 뇌물로 바쳐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북한 주민들은 군대 가는 자녀를 좋은 곳에 보내기 위해 뇌물을 쓴다고 했다. 돈이 없는 하층민들은 군대에 나가지 않으려고 간장을 한 사발씩 먹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간장 한 사발을 먹으면 간이 부어 보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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