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이 미래다] 아내의 장마당 돈벌이로 생계… 노는 남편 갈수록 늘어

조선일보
  • 배성규 기자
    입력 2014.07.08 03:02

    [중국 내 北주민 100명 심층 인터뷰] [中] 사회 현실

    공장 안 돌아가고 월급 끊겨… 서민 家長들 부양 능력 상실

    북한 당·정·군(黨政軍) 간부 등 중·상류층을 제외한 일반 서민 가정에선 가장(家長)들 상당수가 실질적인 가계 부양 능력을 상실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대로 굴러가는 농장·기업소가 거의 없다 보니 노동자들이 정상적인 월급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가정주부들이 오히려 장마당 등에서 장사를 해서 생계를 책임지는 경우가 허다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편은 사실상 집에서 놀고 아내가 돈벌이를 하는 '역할 역전 가정'이 갈수록 늘고 있는 것이다.

    주민 A씨는 "내 형들은 일을 거의 안 하고 형수들이 장사를 해서 돈을 번다"고 했다. 주민 B씨는 "여편네가 장사하고 나는 (기업소나 농장 일에서 빠지는 대신 상당액을 상납하는) '팔삼'을 내고 집에서 논다"고 했다. 고품질 쌀 12~24㎏을 살 수 있는 액수인 5만~10만원을 바친다고 했다. 기업소에 나가봤자 뚜렷이 할 일도 없거니와 월급도 거의 주지 않기 때문에 아내에게 장사를 시키고 남편이 가정주부 역할을 대신한다는 얘기다.

    북에서 직장 남성은 장마당에 잘못 나서면 단속당할 수 있기 때문에 아내들이 주로 장사에 앞장선다. 아내가 장사로 버는 '비공식 수입'이 짭짤하기 때문에 그 돈 일부로 남편의 '팔삼'을 내도 남는 장사라는 것이다. 일부 '팔삼' 가장들은 술과 유흥에 빠져 가정 파탄에 이르는 경우도 적잖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으로 나온 북 여성 C씨는 "나는 일하는데 남편은 매일 술 먹고 중국서 돈 벌어온 사람들 따라 놀러만 다녔다"며 "혼자 사는 게 낫다고 생각해 위자료도 안 받고 이혼했다"고 했다.

    정상적으론 생계유지가 힘들다 보니 중국으로 돈벌이를 나오려는 사람들이 줄을 잇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 D씨는 "중국 비자를 받는 데 중년 남녀는 보통 500달러, 노인은 300달러를 내야 한다"며 "그러나 20대 젊은이나 장애인은 1000달러를 내야 겨우 비자를 받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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