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州知事가 영남대 찾아온 까닭은…

입력 2014.06.25 03:01

전국 유일 새마을대학원 운영
암하라州 지사 등 고위급들, 한국 농업 발전 노하우 배워
"에티오피아식 새마을운동 뿌리내릴 수 있게 노력할 것"

24일 오전 9시쯤 경북 경산시 남산면 전지리 김진수(65)씨의 포도 농장. 1만여㎡에 이르는 비닐하우스에서 청포도와 거봉이 탐스럽게 자라고 있었다.

"비닐하우스에서 포도를 재배하면 다른 방식으로 하는 것보다 더 힘들지 않나요?" "이런 재배 방식의 이점이 뭔가요?"

짙은 얼굴빛의 외국인들이 쏟아내는 이런 질문에 농장주 김씨가 웃으며 대답했다. "일반 밭에서는 열매가 갈라지는 열과(裂果)가 많이 생겨 1990년 당시 저 혼자 비닐하우스에서 포도를 재배했죠. 돈이 더 들고 힘들었지만 1년 후 성과가 크게 나오자 사람들이 따라 하기 시작했어요."

24일 오전 에티오피아 암하라주 알렌 주지사와 각 도시 시장들이 경북 경산의 한 비닐하우스 포도 농장을 방문해 한국의 농업 기술과 지식을 배우고 있다. 이들은 한국의 새마을운동과 농업 기술을 배우기 위해 영남대 박정희정책새마을대학원에 단기 연수를 왔다.
24일 오전 에티오피아 암하라주 알렌 주지사와 각 도시 시장들이 경북 경산의 한 비닐하우스 포도 농장을 방문해 한국의 농업 기술과 지식을 배우고 있다. 이들은 한국의 새마을운동과 농업 기술을 배우기 위해 영남대 박정희정책새마을대학원에 단기 연수를 왔다. /김종호 기자
이 포도 농장을 방문한 이들은 지난 20일부터 열흘 일정으로 대구 영남대 박정희정책새마을대학원에 새마을운동을 배우러 온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의 암하라주 '새마을 연수단'이다. 알렌 주지사 등 암하라주의 지도자 10명으로 꾸려졌다. 이날은 강의실에서 들은 이론을 현장에서 확인하는 날이었다.

6·25전쟁 당시 657명을 파병해 121명이 전사한 에티오피아는 지금은 1인당 GDP(국내총생산)가 세계 187위에 불과한 빈국이다. 이런 빈곤에서 탈출하기 위해 암하라주 지도자들은 "한국의 새마을운동을 배워 오자"며 자체 예산을 편성, 20명의 연수단을 꾸렸다. 1차 연수단 10명은 지난 8일부터 열흘 일정으로 프로그램을 이미 소화했고, 이번에 2차 연수단 10명이 온 것이다.

연수단은 첫날부터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새마을운동의 역사와 성과, 새마을운동을 통한 경제발전, 새마을운동과 농촌 개발, 농업 기술 개발, 농외소득 발굴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의 발전 노하우를 전수받고 있다. 경북도농업기술원, 영천 농업기술센터, 삼성전자, 포스코 같은 각종 연구 기관과 산업단지도 견학하고 있다.

이날 연수단과 동행한 이희욱(56·경영학부) 박정희정책새마을대학원 겸임교수는 "고위 공무원인 이들의 수업 태도가 정말 진지하고 호기심도 아주 많다"며 "밤 9시 이후에도 낮에 배운 것을 정리하고 복습하는 등 모범적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영남대 박정희정책새마을대학원은 박정희 대통령이 주창해 한국 근대화에 크게 기여한 새마을운동을 글로벌화하기 위해 2011년 11월 만들어졌다. 새마을운동 관련 학과나 대학원으로는 전국에서 유일한 곳으로 정식 학위 과정과 단기 연수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한다. 지금까지 41개국에서 138명이 새마을학(學)을 배우기 위해 찾아왔다. 작년 6월엔 교육부의 '국제협력선도대학'에, 올 3월엔 KOICA(한국국제협력단)로부터 '개도국 지역 개발을 위한 지도자 및 교수 요원 양성사업' 석사 학위 과정 운영기관 1위에 선정됐다. 국제기구 및 NGO(비정부기구)들, 해외 7개국 9개 국립대학과 전략적 협약도 체결해 새마을운동 정신을 보급하고 있다.

알렌 암하라주 주지사는 "이번 연수를 통해 배운 것들을 잘 새겨서 귀국 후 에티오피아식 새마을운동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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