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리퍼트(41) 주한 미국 대사 지명자는 17일 상원 외교위 인준청문회에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와 관련, "대사가 되면 FTA의 완전한 이행을 최고 우선순위에 둘 것"이라며 "자동차나 원산지 문제 같은 일부 불공정한 부분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리퍼트 지명자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 협상과의 연계 여부에 대해선 "한국을 TPP에 참여시키려면 (FTA 완전 이행 같은) 선결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리퍼트 지명자는 "한·미 관계는 지금보다 강한 적이 없었고, 한·미 동맹은 우리가 전 세계에서 가진 가장 중요한 대외 관계 중 하나"라며 "한국을 자주 방문하면서 한국민과 문화를 존경하게 됐는데, 앞으로 더욱 동맹을 강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마크 리퍼트(오른쪽) 주한 미국 대사 지명자가 18일 워싱턴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청문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그는“한·미 동맹은 우리가 전 세계 국가들과 맺고 있는 대외 관계 중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북핵 문제에 대해 "국제적 공조를 통해 북한을 고립시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다자 또는 독자적인 압력과 제재를 계속하고, 강력한 국방력과 대북 억지력을 통해 북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며 "미국의 안보 및 이해관계에 위협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는 또 "북한의 위협에 대한 경계를 게을리하지 않겠다"면서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추구하면서 주한미군 2만8500명이 필요할 경우 오늘 밤이라도 싸울 수 있게 준비 태세를 갖추도록 하겠다"고 했다.

불편한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도 쏟아졌다. 리퍼트 지명자는 "나와 캐럴라인 케네디 주일 미국 대사, 국무부 등 우리 팀이 과거사 갈등을 빚는 양국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맡진 않겠지만, 양국이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미 상원은 이날 한·미 동맹의 특수성을 감안해 예상보다 리퍼트 지명자에 대한 청문회를 빨리 열었지만, 상원 외교위와 본회의 처리 시기는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외교 소식통들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