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동해함대사령부 산하 잠수함 부대인 해군 제167군부대를 방문했다고 16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김정은이 잠수함에 직접 탄 모습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정은은 "오직 싸움할 생각으로 가슴을 불태우며 싸움 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면서 "모든 해병을 만능 해병으로 튼튼히 준비시켜 우리 조국의 바다에 기어드는 적 함선들의 등허리를 무자비하게 분질러 놓으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번 방문에는 인민군 총정치국장인 황병서와 인민군 총참모부 제1부총참모장 겸 작전국장인 변인선 등이 동행했다.

북한 김정은이 군 지휘부와 함께 제748호 잠수함의 망루에 올라 지시를 내리는 모습과 잠수함 내부에 들어가 직접 잠망경을 보는 모습(오른쪽 아래 사진). 이 잠수함은 북한군의 주력인 로미오급(1800t급)이다. /노동신문

군 관계자는 "6월 15일은 1999년 서해 연평도 해상에서 우리 해군이 북한 어뢰정 1척을 침몰시키고 경비정 1척을 대파하는 등 승리를 거둔 제1연평해전 15주년이었다"며 "김정은이 북한군을 결속시키기 위해 이 같은 쇼를 벌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북한 잠수함 전력을 과시할 목적으로 영상을 내보낸 것 같다"면서도 "우리 해군 잠수함에 비해 성능이 크게 떨어진다"고 밝혔다.

북한 매체에 따르면 김정은이 방문한 잠수함 부대는 함경남도 낙원군에 사령부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노동신문에는 김정은이 녹색 잠수함 망루 위에 상반신만 드러낸 모습, 잠수함 내부에서 한쪽 눈을 감고 잠망경을 들여다보는 모습 등 총 8장의 사진이 실렸다.

노동신문은 김정은이 "수중종합훈련실에서 어뢰 발사 훈련을 비롯한 여러 가지 실내훈련을 본 뒤 잠수함 748호의 내부 격실을 돌아보고 직접 훈련을 승선지도했다"고 했다.

김정은이 탑승한 잠수함은 북한이 보유한 잠수함 중 가장 큰 로미오급(1800t)으로 추정된다. 북한 해군은 1970년대부터 로미오급 잠수함을 운용해 왔다. 북한은 약 20척의 로미오급 잠수함을 보유 중인데, 대부분 노후화가 심각하고 소음이 커 원양(遠洋) 작전에 투입되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사진에서도 곳곳에 페인트칠이 벗겨지고 녹이 슨 부분이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