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만 팽목항으로… 세월호 國調 첫날부터 파행

입력 2014.06.03 02:54

野 "與, 출발직전에 취소 문자"… 與 "용산역까지 가 상황 설명"
점심 때 팽목항 간 野의원들, 실종자 가족들에 면박 당해

국회 세월호 국정조사 특위가 2일 활동 첫날부터 여야 간 이견으로 예정된 일정을 진행하지 못한 채 파행했다.

특위는 이날 국정조사 첫 일정으로 전남 진도 팽목항을 방문,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을 만나 국정조사에 대한 요구 사항 등을 들을 예정이었지만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위원들만 팽목항을 찾았다.

새누리당 심재철 특위 위원장은 이날 본지 통화 등에서 "2일 새벽 0시 30분쯤 실종자 가족 측에서 '일부 가족들이 부상 치료를 위해 현장을 빠져나갔기 때문에 다시 날을 받아서 오라'고 연락이 왔다"며 "연락받은 시각이 너무 늦어 이날 오전 6시쯤 새정치연합 김현미 특위 간사에게 전화했지만 받지 않았다"고 했다. 심 위원장은 "이날 오전 8시쯤 서울 용산역으로 직접 가서 새정치연합 의원들에게 상황을 설명했지만 단독으로라도 가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국회 세월호 국정조사 특위가 여야 국회의원들의 대립으로 첫날부터 ‘반쪽’이 됐다. 여당 의원들 없이 진도를 찾은 야당 의원들이 2일 오후 진도 실내체육관을 찾았다가 “밥 먹을 시간이다”라는 실종자 가족들의 답변을 듣고 발길을 돌리고 있다.
국회 세월호 국정조사 특위가 여야 국회의원들의 대립으로 첫날부터 ‘반쪽’이 됐다. 여당 의원들 없이 진도를 찾은 야당 의원들이 2일 오후 진도 실내체육관을 찾았다가 “밥 먹을 시간이다”라는 실종자 가족들의 답변을 듣고 발길을 돌리고 있다. /김영근 기자
그러나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이날 보도 자료를 내고 "심재철 위원장이 2일 자정 무렵 실종자 가족 측과 조율한 뒤 일정을 취소하기로 하고, 이를 용산역 집결 직전까지 야당 측에 전달하지 않았다"며 "이는 국민의 시야에서 진도의 모습을 감추려는 의도적 결정"이라고 했다. 박범계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새누리당이 세월호 참사가 지방선거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만 고민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야당 의원들의 이날 팽목항 방문도 피해 가족들의 반발에 부딪히면서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다. 특위 소속 야당 의원 9명은 이날 오후 12시 55분쯤 전남 진도 실내체육관을 방문해 피해 가족들에게 악수를 청했다. 그러나 가족들은 "왜 하필 점심 시간에 오느냐. 밥 좀 먹자"며 냉담한 모습을 보였다. 의원들은 이 같은 분위기에 밀려 체육관을 나와 바깥 천막 식당에서 20분가량을 기다린 뒤에야 피해 가족들과 간담회 자리를 가졌다.

천막 안에서 40여분간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에선 거세게 항의하는 가족들의 고성이 터져 나왔다. 한 가족은 "여기 우르르 몰려와서 악수나 하고 '펑펑' 거리는 카메라 플래시 세례나 받으러 왔느냐"며 "정말 우리 처지를 생각했다면 몇 날 몇 밤이고 우리와 함께 지내면서 고통을 함께 나눴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내 새끼가 48일째 저 차가운 물속에 갇혀 있는데, 의원들이 여길 방문해서 인사하고 악수한다고 도대체 뭐가 달라지느냐" 등 얘기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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