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피 중 유병언, 6월에도 佛축제서 사진전 예정…거액 후원금 조건 참가 의혹도

    입력 : 2014.05.27 14:37 | 수정 : 2014.05.27 14:52

    '숲 속의 축제(Festival des Forets)' 안내 책자 중 '아해(Ahae)'로 알려진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전시를 안내하는 페이지

    도피 중인 유병언(兪炳彦·73) 전 세모그룹 회장이 다음 달 프랑스 콩피에뉴(Compiegne)에서 열리는 축제에서 사진전을 열 예정이었다고 프랑스의 전시(展示) 전문 인터넷매체인 ‘루브르 푸르 투(Louvre pour tous)’가 2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루브르 푸르 투’에 따르면 유 전 회장은 ‘아해(AHAE)’라는 가명으로 다음 달 20일부터 7월 17일까지 프랑스 피카르디주(州) 콩피에뉴시에서 열리는 ‘숲 속의 축제(Festival des Forets)’에 참가할 예정이었다. 축제 안내 책자에는 7월 4일 오후 ‘나폴레옹 3세 극장’에서 열리는 갈라콘서트에 유 전 회장이 ‘아해’라는 이름으로 사진작품을 전시한다는 일정이 명시돼 있다.

    책자는 “니콜라 바크리가 작곡한 ‘사계(四季)’ 연주와 동시에 위대한 한국인 사진작가 아해의 사진전을 감상할 수 있는 콘서트”라면서 “자연에 대한 음악적·시각적 찬가”라고 설명했다. 콘서트에선 모차르트의 세레나데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 무지크(Eine Kleine Nachtmusik)’와 프랑스의 현대 작곡가 바크리의 ‘사계(Les Quatre Saison)’, 이탈리아 작곡가 치마로사의 오보에 협주곡 등이 연주될 예정이며, 프랑스를 대표하는 오보에 거장 프랑수아 를뢰가 협연자로 나선다.  콘서트의 입장료는 13~30유로(1만 8000~4만원)다.

    유 전 회장의 프로필도 따로 기재돼 있다. 책자엔 유 전 회장이 촬영한 사진 한 장과 함께 ‘아해는 1941년 일본 교토에서 태어났으며, 한국 국적의 사진작가이자 자연주의자이다. 풍경과 야생동물을 카메라에 담아왔다. 예술가이자 발명가이기도 한 아해는 1000여 개의 특허와 상표권을 소유하고 있기도 하다’란 문구가 들어가 있다.

    '숲 속의 축제(Festival des Forets)' 안내 책자 /'콘서트·프로그램 후원자(MECENES POUR L’ORGANISATION DE CONCERTS OU D'UN PROGRAMME)’로 '아해(Ahae.inc)'가 적혀있다.


    유 전 회장은 사진작가일 뿐만 아니라 이 축제의 후원자로 소개됐다. 후원자와 협찬사를 알리는 책자 마지막 페이지엔 ‘콘서트·프로그램 후원자’로 ‘아해(AHAE.inc)’가 등장했다.

    ‘루브르 푸르 투’는 이에 대해 유 전 회장이 거액의 후원금을 조건으로 축제에 참가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1992년부터 22회째 열리는 ‘숲 속의 축제’는 올해엔 예술가 200여명이 초청됐고, 한 달 가까운 축제 기간 동안 콩피에뉴 지역 16개 장소에서 30개 행사가 계획돼 있다.

    하지만 이 축제는 수년간 재정난에 시달려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이 축제의 디렉터였던 알렉산드라 레튀프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축제의 재정 상황이 매우 어렵다”고 밝히기도 했다. ‘숲 속의 축제’는 콩피에뉴시와 피카르디 지방의회의 지원 외에도 후원자들의 기금으로 축제 비용을 충당했지만, 후원금은 7~8년 동안 계속 감소세였다.

    최근 필립 파리니 콩피에뉴 시장은 보도자료에서 “(유 전 회장의 소식에 대해) 대단히 놀랐다. 만약 사실이라면 아해(유병언)가 관련된 갈라콘서트 일정은 변경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루브르 푸르 투’는 “축제 조직위 측에도 유 전 회장의 현 상황과 그가 과거 수감된 적이 있다는 사실을 알렸지만, 아직 답장을 듣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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