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착륙때 노력처럼… 美·中 '북핵 10년계획(US-China 프로젝트)' 짜야"

입력 2014.05.27 03:00

['한국의 위기와 미래' 좌담회]

제롬 글렌 국제미래학회장 - 50년 굶주린 北, 지능 낮아져… 지금부터 北 아동 지원해야
세월호 같은 참사 막을 제안도 - 집단지성 프로그램 도입하자

제롬 글렌(Glenn) 국제미래학회장은 26일 북한 핵 문제와 관련, "과거 미국과 소련은 달에 인간을 먼저 착륙시키기 위해 다른 일을 제쳐놓고 최우선적으로 '아폴로(Apollo) 프로젝트'(소련은 '루나 프로젝트')를 추진했었다"며 "지금 미국과 중국은 북한 문제에 대한 큰 그림의 '미·중(US-China) 프로젝트'를 세워 10년 계획으로 북핵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렌 회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혜화동 기술인문융합창작소에서 조선일보 후원, 국제미래학회 주최로 열린 '한국의 위기와 미래' 좌담회에서 "지난 50년간 기아(饑餓)에 시달린 북한은 단백질과 철분 등 영양 부족으로 전체적 지능지수가 남한보다 20~30% 정도 낮아졌다"며 "이는 통일 비용을 높여 미래 한국의 위기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지금부터 북한 아동에게 많은 지원을 해야 한다"고 했다. 글렌 회장은 세계 미래학계의 석학으로 세계미래의회 의장과 유엔미래포럼 회장 등을 맡고 있으며, 매년 유엔미래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북핵에 '전술핵 재반입' 경고 필요

원자력 전문가인 장순흥 한동대 총장은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한다면 한국과 미국은 남한에 전술핵 재반입을 심각하게 검토할 것이라는 점을 북한과 중국에 분명하게 말해야 한다"며 "이 시점에서 북핵 개발을 끊지 않으면 한국은 굉장한 위기에 부딪힐 것"이라고 했다.

26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 기술인문융합창작소에서 국제미래학회 주최로 열린 ‘한국의 위기와 미래’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이 북핵과 통일, 재난·안전 등 우리 사회의 위기 문제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안종배 한세대 교수, 박영숙 유엔미래포럼 대표, 제롬 글렌 국제미래학회장,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 이남식 계원예술대 총장, 장순흥 한동대 총장, 박진 한국외국어대 석좌교수
26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 기술인문융합창작소에서 국제미래학회 주최로 열린 ‘한국의 위기와 미래’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이 북핵과 통일, 재난·안전 등 우리 사회의 위기 문제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안종배 한세대 교수, 박영숙 유엔미래포럼 대표, 제롬 글렌 국제미래학회장,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 이남식 계원예술대 총장, 장순흥 한동대 총장, 박진 한국외국어대 석좌교수. /성형주 기자
이에 대해 박진 한국외국어대 석좌교수는 "전술핵 재배치는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우리 주장의 명분이 약화되고, 남북 간 핵 군비 경쟁을 촉발할 우려가 있다"면서 "또 일본의 핵무장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정치적 급변사태나 경제 붕괴 등 위기 상황에 철저히 대비하기 위해 미국의 국가정보위원회, 영국의 미래전략처, 핀란드의 미래위원회처럼 미래에 관한 전략적·국가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안전사고 막을 집단지성 시스템을

글렌 회장은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안전사고를 사전에 막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야 한다"며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 프로그램을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세월호 사고 때 한 학생이 휴대폰으로 당시 사진을 찍어서 SNS로 전송했는데, 집단지성 프로그램이 있었다면 사고 당시의 상황이 모든 사람에게 통보돼 구조 등이 좀 더 빠르게 이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기 경보(early warning)' 시스템이 작동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안종배 한세대 교수는 "단순히 국가안전처를 신설하는 문제가 아니라 실질적인 제도·시스템이 스마트 지능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남식 계원예술대 총장은 "안전사고에 대한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이에 대해 철저하게 훈련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순흥 총장은 "우리나라는 안전을 최우선시하는 문화와 지식이 부족하다"며 "한·미 원자력협정을 다루는 우리나라 공무원은 1년 반에 한 번씩 바뀌는 데 반해 미국의 북핵 전문가는 20~30년 경력자"라고 했다.

안전·안보를 성장 동력화해야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은 "세월호 사건의 이면에는 지나치게 낮게 책정한 선박 요금 문제가 있었다"며 "이제는 정부의 역할과 책임을 확대·강조할 것인지, 시장경제 체제로 가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렌 회장은 "실리콘밸리에서는 상사를 부정하고 그보다 더 좋은 생각이 있다고 나서야 한다"면서 "상사보다 더 좋은 생각을 내는 직원에게 보너스를 주는 문화가 정착돼야 창조경제가 탄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진대제 전 장관은 "이번 세월호 사건으로 전 국민이 안전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면서 "안전·안보 문제만 해도 어마어마한 창조경제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진 전 장관은 "안전·안보에 대한 기술과 소프트웨어, 인력이 필요한 만큼 지금의 위기는 얼마든지 산업화할 수 있는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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