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 시위, 처음으로 집시법 아닌 상해罪 적용

입력 2014.05.27 03:01 | 수정 2014.05.27 09:52

[檢 "軍부대 앞 시위, 고통 줄 목적으로 장송곡 틀어" 기소]

-"합법 가장한 불법… 엄정대처"
기준보다 약간 낮은 dB로 한 달 가까이 매일 소음 내… 장병들 耳鳴 등 스트레스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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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장송곡 시위 소음에 시달리던 육군 35사단이 방음벽(사진 오른쪽)을 세우자 시위대가 스피커를 더 높여놓은 모습. /김창곤 기자
[뉴스 7] 환청부른 '장송곡 시위'…처음으로 상해죄 적용돼 TV조선 바로가기
지난 1월 전북 임실군 육군 35사단 앞에서 한 달 가까이 장송곡 시위를 벌였던 주민들을 전주지검이 상해 혐의로 기소했다. 소음 시위에 대해 검찰이 집시법이 아닌 형법상 상해 혐의를 적용해 기소하긴 처음이다. 검찰은 "소음이 집시법상 기준 이하였다 해도 소음 유발 자체를 시위 방법으로 악용하는 행위를 처벌함으로써 합법을 가장한 불법 시위에 엄정 대처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전주지검 형사2부(부장 이원곤)는 26일 "35사단 옆에서 상습·지속적으로 장송곡 등을 송출, 장병 2000여명의 훈련·보초 등 업무를 방해하고 급성 스트레스와 이명(耳鳴)에 시달리게 한 오모(60)씨 등 주민 4명에 대해 공무집행방해 및 상해 혐의를 적용,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35사단 장송곡 시위는 사단이 전주에서 임실로 이전한 직후인 작년 12월 19일 시작됐고, 1월 7일부터는 매일 24시간 계속됐다. 많은 장병이 수면 장애와 환청 등을 호소했으나 임실경찰서는 소음이 기준치(주거지역 외 낮 80dB, 밤 70dB)를 초과하지 않았다며 방치해왔다. 조선일보가 지난 1월 17일 장병들의 피해 호소를 보도한 직후 경찰이 시위 제한을 통고하면서 중단됐다. 그간 소음 시위에 대해선 집시법에 따라 사생활의 평온을 해치거나 소음 기준을 위반할 경우 관할 경찰서장이 금지·제한을 통고했고, 그 통고를 어길 경우 처벌해왔다. 2004년 이후 작년까지 소음 기준을 어겨 처벌된 사례는 모두 56건이라는 게 경찰 집계다.

35사단 앞 소음 시위 이후 많은 장병이 수면 장애·환청 등을 호소하자 검찰은 이명 등 급성 스트레스 반응을 호소하는 장병 가운데 장교 4명에 대한 의사 소견서를 첨부해 오씨 등을 상해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급성 스트레스 반응은 법정에서 이미 상해로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오씨 등이 주·야간 시위를 벌일 때 스피커로부터 300m쯤 떨어진 막사에서 39차례 측정된 소음은 44.6~74.3dB이었다. 검찰은 "오씨 등은 소음기준을 넘기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막사를 주거지역으로 보면 기준을 넘나드는 소음이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소음기준 준수 여부와 관계없이 이 시위에선 소음이 고통을 줄 목적으로 악용됐고, 시위 기간 중 군부대 측이 스피커 앞에 세운 방음벽 위로 오씨 등이 스피커를 다시 높인 행위 등은 헌법이 보장하는 정당한 권리 행사로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밤낮을 가리지 않은 소음이 만성 두통과 수면 장애 등을 불러일으켜 상해로 처벌한 사례는 일본 등에 있었으나 국내에선 처음이라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헌법상 기본권인 집회·시위는 폭넓게 보장하되, 의사 전달에 관계없이 타인에게 해를 가할 목적이 명백한 불법 시위는 앞으로도 엄정히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이원곤 전주지검 형사2부장은 "불법 소음 시위는 음량뿐 아니라 음향 지속 시간, 종류, 소음 발생 의도 등을 종합 고려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소음 기준을 악용해 기소된 사례는 2011년 11월 서울중앙지법 앞 사법 피해자 모임의 시위가 처음이었고, 이때는 공무집행방해 혐의가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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