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다음·카카오, '네이버 10년 獨走' 깨야 인터넷 시장 더 커질 것

조선일보
입력 2014.05.27 03:03

국내 인터넷 포털 2위 업체 다음커뮤니케이션과 국내 모바일 메신저 1위인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가 26일 합병(合倂)을 공식 발표했다. 코스닥 상장사인 다음의 시장 가치는 1조원쯤이다. 비상장 회사인 카카오는 장외에서 기업 가치를 2조4000억원쯤으로 평가받고 있다. 합병이 성사되면 시장 가치 3조~4조원의 대형 IT(정보기술) 기업이 탄생하는 것이다. 국내 인터넷 기업의 인수·합병(M&A) 역사상 가장 큰 규모다.

우리 인터넷 시장은 2004년 네이버가 다음을 제치고 검색 시장 1위로 올라선 이후 지난 10년간 네이버 독주(獨走) 체제가 굳어져 왔다. 네이버는 검색에서 70% 이상 차지하는 점유율을 무기로 가격 비교, 증권 정보, 만화 등 거의 모든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인터넷 골목 상권'을 죽인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네이버는 작년 매출 2조3000억원을 올렸다. 2위 다음은 매출 5300억원으로 네이버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네이버의 시가총액은 24조원을 넘어 다른 인터넷 기업은 비교할 수조차 없을 정도다.

초대형 기업 하나가 인터넷 시장을 장악해버리면 새로운 아이디어와 신기술이 나오기 힘들다. 창의적인 벤처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길도 막힌다. 미국은 야후·구글이 경쟁하던 인터넷 포털 시장에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킹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들어와 완전히 새로운 경쟁 환경을 만들고 시장을 넓혔다. 중국에선 게임은 텐센트, 전자상거래는 알리바바, 검색은 바이두라는 3대 인터넷 기업이 경쟁하면서 시장에 활력이 넘치고 있다.

네이버의 시장 독점으로 인한 폐해를 막으려면 당국의 감시도 더 강화되어야 하겠지만 강력한 경쟁 기업의 존재가 필수적이다. 다음은 검색에선 네이버에 밀리지만 이메일·카페 서비스에선 강점이 있고, 카카오는 국내외에 1억4000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두 회사가 합병으로 각각의 강점을 극대화한다면 10년간 정체됐던 국내 인터넷 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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