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 어업지도선 구조 동영상] 어업지도선·어선, 11분간 90여명(전체 생존자의 절반) 구조… 40분 먼저 온 海警 뭐했나

입력 2014.04.30 03:02 | 수정 2014.04.30 10:19

[어업지도선 '구조 동영상'으로 본 긴박했던 순간]

-10시 8분~19분 '필사의 구조'
좌현 船尾에 학생 40여명… 난간 매달려 "살려줘" 아우성
배 기울어져 우현이 물에 닿자 40여명 뛰쳐나와 극적으로 구조

-해경, 9시 27분에 도착했는데…
船首서 선장·선원 먼저 구하고 선실 들어가려는 시도도 안해

세월호가 침몰하기 직전 21분간의 모습이 연속적으로 담긴 동영상이 29일 공개됐다. 세월호 승객 구조에 나섰던 전남도 201호 어업지도선 단정(短艇)이 16일 오전 10시 4분부터 25분까지 촬영한 상황으로, 70도가량 기울어진 상태의 세월호가 그 짧은 시간 동안 완전 침몰하기까지의 과정이 담겨 있다.

단정은 10시 8분쯤 세월호 좌현 선미에 도착, 구조물에 버티고 있던 깔깔이 입은 중년 남성부터 구했다. 그 직후인 10시 9분쯤 단정 선원이 선미 4층 갑판에 올라가 계단에 고꾸라져 있는 승객을 구하는 등 10여 명을 구조했다.

구조 작업이 계속되던 12분쯤 선미 쪽에서 학생 40여 명이 몰려나왔다. 학생들 비명과 "살려줘!"라는 아우성, "○○야"라며 애타게 친구를 부르는 소리가 처절하게 동영상에 담겼다. 간신히 난간을 붙잡고 버티는 사람, 고무보트에 매달려 올라가려 안간힘을 쓰는 사람도 있었다. 대부분 학생이었다. 단정 박승기(44) 항해사는 "4층 객실 뒤쪽과 중앙 문이 열려 있어 그곳으로 사람이 많이 나왔다"며 "여러 선박이 순식간에 30명 정도를 구했다. 그렇게 구조하는 중 열렸던 출입문이 금세 물에 잠겼다"고 했다. 동영상에는 해경 경비정과 헬기 3대, 30여 대의 민간 어선과 다른 어업지도선 단정 등이 구조 작업에 나선 모습도 보였다. 해경 헬기에서 내린 항공구조사 3명이 잠수복 차림으로 승객 구조를 돕는 모습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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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업지도선 구조 21분 동영상… 승객들이 난간에 매달려 있던 배 뒤쪽부터 구조. 불과 몇분 만에 선체가 물속으로… 조금만 일찍 왔더라면. 침몰 1분 前 우현 난간으로 승객 40여명 쏟아져 나와.
구조한 승객을 다른 배로 옮겨준 단정이 다시 세월호 좌현 선미로 다가갔을 때인 10시 14분쯤 세월호가 급격히 기울기 시작했다. 단정과 인근 어선 등에서 "배가 많이 기운다"는 외침이 터져 나왔다. 세월호는 빠른 속도로 뒤집혔다. 단정은 그 와중에도 선체에 가까이 다가가 난간을 잡고 버티는 승객 2명을 구했다. 10시 17분쯤 세월호는 완전히 뒤집혀 우현 난간이 수면에 닿았다. 이 시각은 승객의 마지막 카카오톡 메시지가 전송된 때다. 뒤집힌 배의 4층 난간까지 침수가 시작됐다.

우현 난간이 물에 닿은 뒤인 10시 18분쯤 극적인 장면이 시작됐다. 단정과 해경 고무보트, 어선 등이 우현으로 접근하자 3층 난간을 통해 40여 명이 우르르 몰려나왔다. 우현 난간 근처에 모여 있던 이들은 이 장소가 가장 높은 위치에 있을 때는 유일한 희망인 헬기에 구조되지 못했고, 물로 뛰어들기에는 어려운 각도가 계속돼 진퇴양난에 빠졌었으나, 배가 계속 돌아가면서 우현 난간이 거꾸로 수면에 닿게 되자 배를 탈출할 1분간의 기회를 맞은 것이다. 이들은 물로 뛰어들고, 단정과 모터보트, 어선 등에 매달렸다. 10시 19분쯤 세월호는 거의 뒤집어져 모든 갑판과 난간이 침수됐다. 더 이상 승객이 나오기 힘든 상태로, 이때가 실질적 침몰 시각이라 볼 수 있다.

10시 20분쯤 단정은 구조한 승객들을 해경 123정에 옮겨 태운 뒤 다시 세월호 쪽으로 방향을 틀었지만 세월호는 뒤집혀 배 전체의 5% 정도만 물 밖에 내민 채 가라앉은 상태였다. 10시 21분쯤 단정은 침몰하는 세월호 주변에서 구명조끼에 의지해 떠다니는 승객 1명을 추가로 발견, 줄을 던져 구조했다.

전남도에 따르면 어업지도선 201호와 207호 단정 2대가 구조한 승객은 50여 명이다. 적극적으로 구조 작업을 한 어선 피시헌터호와 태선호도 40여 명을 구조했다. 10시 8분부터 19분까지 11분 동안 어업지도선과 민간 어선에 구조된 승객은 세월호 전체 구조자(174명 중)의 절반을 넘는다.

반면 해경 헬기 3대와 경비정 1척은 어업지도선들보다 40분 앞선 오전 9시 27분~40분 사이에 사고 해역에 도착, 경비정에서 내려진 고무보트 1대와 함께 승객 구조에 나섰지만 선장과 선원들부터 탈출시키고 선실에 들어가 승객들을 데려나오려는 시도를 하지 않아 비난받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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