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役만 세 번째… 이번엔 독고영재式으로

조선일보
  • 정상혁 기자
    입력 2014.04.28 03:02 | 수정 2014.04.29 10:04

    [TV조선 '불꽃속으로' 독고영재]

    40대 땐 겉모습 닮아보이려 노력
    60대 되고나니 당시 상황 재해석… 대통령의 시선으로 고뇌하게 돼

    "왜들 할 수 있는 일만 하려고 들어. 죽을 각오로 덤벼 보기나 했어?"

    청와대 집무실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호통을 친다. 국내에 종합제철소를 짓는 건 시기상조라며 저어하는 관료들에 대한 분노다. "눈빛, 말투, 순간적인 제스처 같은 디테일 하나하나에 신경 써야 하는 힘든 캐릭터입니다. 워낙 유명한 분이니까."

    지난 25일 첫 방송한 TV조선 금토드라마 '불꽃속으로'에서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을 연기하는 독고영재(61)가 말했다. 깐깐하면서 단호해 보이는 외모 덕에 1995년 SBS '코리아게이트', 2004년 MBC '영웅시대'에 이어 박 전 대통령 역할만 세 번째다. "섭외 전화가 온 순간 어느 배역인지 직감했을 정도죠(웃음)." '불꽃속으로'에서는 4회부터 등장해 출연 분량은 많지 않지만, 박 전 대통령 역을 맡았다는 이유만으로 그의 등장은 큰 화제다. "현직 대통령의 친아버지인 데다 정치적으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분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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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불꽃속으로’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역을 맡은 독고영재. 2012년부터 대학에서 연기를 가르치고 있는 그는,“ 아직 청춘일 때 치열하게 살아라, 욕심을 내라, 그럼 뭐라도 반드시 된다고 가르친다”며 밝게 웃었다. /TV조선 제공
    지난 25일 첫 방송한 TV조선 금토드라마 ‘불꽃속으로’에서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을 연기하는 독고영재(61)가 말했다. 깐깐하면서 단호해 보이는 외모 덕에 1995년 SBS ‘코리아게이트’, 2004년 MBC ‘영웅시대’에 이어 박 전 대통령 역할만 세 번째다. “섭외 전화가 온 순간 어느 배역인지 직감했을 정도죠(웃음).” ‘불꽃속으로’에서는 4회부터 등장해 출연 분량은 많지 않지만, 박 전 대통령 역을 맡았다는 이유만으로 그의 등장은 큰 화제다. “현직 대통령의 친아버지인 데다 정치적으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분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 /이태경 기자
    40대에 박 전 대통령 역을 맡았을 땐 그를 온전히 재현(再現)하는 데 신경 썼다. "당시 '코리아게이트' 제작진도 '골격이랑 외모가 비슷해서 캐스팅했다'고 하더라고요. 목소리나 외모 등 개성이 워낙 뚜렷하니까 똑같이 따라 하려고 신경을 많이 썼죠." 당대의 뉴스와 영상을 찾아보고 부친(父親)인 독고성(작고)과 친분이 있던 청와대 경호실·비서실 직원들을 3개월 정도 만나며 박 전 대통령에 대해 공부했다. 50대엔 본래의 캐릭터를 나름대로 가공하기 시작했다. "'영웅시대'는 지도자로서보다는 '인간 박정희'를 그려나가야 했기에 상상력을 발휘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60대로 접어든 그가 표현하는 박정희는 '독고영재식 박정희'다. 일부러 가르마도 박 전 대통령과는 반대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넘겼다. "인물을 복제하는 대신 '나라면 어땠을까'에 대한 고민을 더 담았죠. 당시 암울한 조국을 바라보는 대통령의 심경, 깊은 고뇌를 재해석하려고 노력했지요."

    당시 상황은 대사에도 드러난다. "구호물자에 기대 근근이 유지되는 경제에, 젊은 애들은 총 들려 월남 보내, 독일 광산에 광부들 보내, 그래도 애·어른 할 것 없이 배를 곯고…."

    1953년 휴전 직후 태어난 독고영재도 그 시대를 겪었다. "당시만 해도 서울 시내엔 거지투성이였어요. 구걸하려고 애들이 팔에 깡통 차고 다니고요." 먹을 게 없어서 산에 올라가 백토(白土)를 파먹고, 깜부기(병에 걸려 까맣게 탄 이삭)로 배를 채우던 시절이었다. 가난한 나라의 대통령을 연기하는 데 더없이 생생한 기억이다. "박태형(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최수종 분)이 고민 끝에 청와대에 찾아와 '각하, 제가 종합제철소를 세우겠습니다'라고 말하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확 고이더라고요. 고맙고 미안해서." 독고영재는 "존경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라 캐스팅에 상관없이 드라마 자체에 관심이 많았다"면서, "드라마를 보면 우리 부모 세대가 얼마나 힘들게 후대를 위해 몸바쳤는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TV조선 특별기획 드라마'불꽃속으로'는 일제강점기 아역을 맡은 김권·윤홍빈의 옹골찬 연기와 조선인 탈영병으로 이들과 극적인 인연을 맺는 최철호의 긴박감 넘치는 열연으로 방송 초반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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