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 직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한일간의 과거사 문제에 대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위안부 문제는 전시(戰時) 중에 있었던 일이라고 해도 엄청나게 악한(terrible) 인권침해"라며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일본인들은 과거가 반드시 솔직하게 인식돼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은 '위안부 문제 등 한일간의 역사 갈등을 어떻게 풀어가는 것이 옳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답하면서 나왔다. 그는 "인권침해를 당한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인들이 귀를 기울여야 하고, 정확하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확실하게 알려져야 한다"며 이렇게 답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곧바로 화제를 전환했다. 과거사에 얽매이지 말고 미래를 바라보자는 뉘앙스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 국민에게 드리고 싶은 말은 우리가 과거를 돌아보기도 하지만, (결국 중요한 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이라며 "역사에 관한 갈등을 해소하고 미래를 내다보면서 어떻게 평화와 번영을 누릴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박 대통령은 과거사 문제에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박 대통령은 지난 3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을 언급하며 "모처럼 한미일 정상회담을 통해 합의가 이뤄진 마당에, 모멘텀을 잃으면 안 되지 않겠느냐"며 "위안부 피해자 문제는 한일 외교부 국장급이 실질적인 대안을 갖고 진정성 있는 노력을 해나갈 때 모멘텀을 살려나갈 수 있는데 이런 부분부터 잘 안 된다고 하면 최소한의 모멘텀도 살리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일본의 진정성 있는 태도가 전제돼야 함을 강조했다.
이어 "한일 간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걸 알아도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는 속담과 같이 한쪽에서만 일방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그런 점에서 일본이 많은 힘을 기울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입력 2014.04.25. 19:54업데이트 2014.04.25.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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