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 / 사고 원인과 의문점] 세월호, 안개속 航路(항로) 이탈 가능성… 암초와 충돌해 좌초한 듯

    입력 : 2014.04.17 03:00

    [구조된 50대 "사고 前부터 배가 왼쪽으로 15도 기울어"… 전날 이미 문제 있었나]

    - 전문가들이 보는 의문점
    ① 출항시각 늦어 항로 바꿨나 ② 쾅 소리는 내부폭발 아닌가
    ③ 암초 아닌 다른 물체와 충돌? ④ 왜 갑자기 옆으로 기울었나

    해수부는 "海圖상 암초 없다"

    청해진해운 소속 여객선 세월호의 침몰 원인이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으면서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핵심 의혹은 ①배가 항로(航路)를 이탈했는지 ②암초로 인한 좌초가 맞는지 ③배가 사고 한참 전부터 기울었는지다.

    ◇항로 이탈했나, 준수했나

    세월호는 당초 15일 오후 6시 30분쯤 인천항에서 출항할 예정이었으나 짙은 안개 때문에 예정보다 2시간30분 늦은 밤 9시쯤 항구를 떠났다. 이에 따라 해양경찰청 측은 "출항 시각이 늦어지자 선장 등이 항해 시간을 줄이기 위해 항로를 변경했다가 암초 등과 충돌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세월호가 섬 바깥쪽을 돌아가는 '권고 항로' 대신 섬과 섬 사이 지름길로 갔다는 것이다.

    기울어진 세월號 사진
    기울어진 세월號… 헬기 동원해 구조… 16일 오전 여객선 세월호가 왼쪽으로 90도 가까이 기울어져 있다. 구조된 승객에 의하면 이 당시 선체 내부는 짐들이 쏟아지는 등 아수라장이 됐다. 바깥에서는 구조 작업을 위해 헬기가 접근하고 있다. /전남도 수산자원과 제공

    그러나 16일 오후 세월호가 통상적 항로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청해진해운 측이 브리핑에서 "세월호가 안전 항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항로 이탈설(說)을 정면 반박한 데 이어 해양수산부도 "평소에 오가던 항로에서 크게 벗어난 것은 아니라는 잠정 결론이 나왔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해군 해난구조대(SSU) 출신인 김정섭(38) 마못살베지(네덜란드 선박 인양 업체) 한국지사장은 "항로는 평소 다니던 길에서 조금만 벗어나더라도 충분히 암초와 만날 수 있다"며 "해도에도 나오지 않는 암초에 부딪혀 사고가 났을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암초인가, 폭발인가

    침수 원인이 '암초와의 충돌'인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분분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구조된 탑승자들이 "사고 당시 배 앞쪽에서 '쾅' 소리가 났다"고 증언한 것을 바탕으로 "암초가 유력하다"고 했다. 순항하던 배에서 갑자기 이런 소리가 난 것은 암초에 부딪혔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정용현 한국잠수산업연구원장은 "여객선이 뒤집힐 만큼 물이 들어왔다는 것은 암초를 타고 넘으면서 구멍이 상당히 크게 났다는 얘기"라며 내부 화물 등이 배에 구멍을 냈을 가능성에 대해선 "확률이 낮다"고 일축했다. "세월호 정도 규모의 배가 완전히 뒤집히면서 침몰하려면 구멍이 크고 물이 많이 유입돼야 하는데, 내부에서부터 큰 구멍이 생기는 일은 거의 없다"는 설명이다.

    사고 전날 학생이 촬영한 여객선 내부 사진
    사고 전날 학생이 촬영한 여객선 내부… 제주도로 향하는 ‘세월호’에 탑승했던 안산 단원고 2학년 6반의 한 학생이 배가 침몰하기 바로 전날인 15일 밤 아버지에게 보낸 세월호 내부 모습 사진. /독자 제공

    반면 황대식 한국해양구조협회 상임이사는 "현지 어민, 출동 구조대원 등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진도 앞바다는 원래 암초가 많지 않은 곳"이라며 "암초가 아니라 다른 물체 등과 충돌해 좌초한 것은 아닌지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 역시 "해도(海圖)상 사고 해역은 암반(巖盤) 지대이긴 하지만 배를 침몰시킬 만한 암초는 없는 곳"이라며 "그동안 발견되지 않은 암초가 갑자기 등장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엔진 등이 내부에서 폭발하면서 배에 큰 구멍을 냈을 수 있다" "'쾅' 소리는 암초 충돌음이 아니라 폭발음이었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사고 전부터 배 기울었다는데…

    세월호에서 구조된 승객은 실종자 가족들과 만난 자리에서 "15일 오후 10시 30분쯤 전북 군산 인근 바다를 지나던 배가 왼쪽으로 15도 정도 기울었다"고 말했다. 사고 전날 이미 배에 문제가 생겼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승객은 "16일 오전 8시 30분쯤 아침을 먹고 객실에서 쉬고 있는데 배가 왼쪽으로 확 넘어갔다"며 "전날 밤 휘청거렸던 방향과 같은 쪽으로 배가 넘어갔다"고 전하기도 했다.

    사고 당일 세월호를 목격했다는 현지 어민들도 '이상 징후'가 있었다고 증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 한 시간 전인 오전 7시 30분쯤부터 세월호가 바다에 정지해 있었다는 것이다. 안산 단원고등학교는 "사고 신고 전인 오전 8시 10분쯤 제주해경이 '오전 8시 입항 예정인 세월호가 아직 도착하지 않은 데다가 연락도 두절됐다'고 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증언을 바탕으로 "15일 밤 암초에 부딪힌 세월호가 항해를 강행하다가 16일 오전 침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하기도 했다.

    [이슈 리포트] 진도 여객선 사고, 침몰까지 140分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