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크림반도 병합에 이어 우크라이나 동부마저 내전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2000년 대통령 권좌에 올랐던 그가 언제까지 집권할 수 있는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푸틴은 2004년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해 '대통령'으로서 8년간 집권했다. 대통령의 3연임(連任)을 금지한 러시아 헌법 조항에 가로막히자, 재선 임기가 끝나는 2008년에는 자신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현 총리를 대통령으로 출마시켰다. 당시 푸틴은 '총리'로 자신의 역할을 바꿨다. 총리 재직 당시에도 푸틴은 국정 실권을 장악한 '상왕(上王) 총리' '실세 총리'로 불렸다.

러시아 헌법은 대통령의 3연임을 금지하고 있지만, 일정한 시간이 지난 뒤에 재출마하는 중임(重任)에 대해선 별다른 제한 규정이 없다. 푸틴은 이를 이용해서 2012년 세 번째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때는 대통령 임기마저 기존의 4년에서 6년으로 늘렸다. 푸틴의 임기는 일단 2018년까지다. 하지만 2018년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하면 2024년까지 내리 집권할 수도 있다. 러시아 외교 전문가들은 "현행 헌법대로라면 2024년부터 6년간 측근에게 대통령을 넘겨준 뒤에 다시 출마하는 것도 가능한 상황"이라고 했다. 대통령을 두 번씩 하고 중간에 한 번씩 쉬는 식으로 '징검다리 영구 집권'도 가능하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