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은 유쾌하게, 속은 실속있게

    입력 : 2014.04.14 03:02

    [2014 밀라노국제가구박람회]
    싱글족을 위한 가구 많이 선보여… 작고 가볍지만 수납 기능은 강화

    '더 작고, 더 보드랍고, 더 유쾌하게.'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1인 가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시대다. 일상에 지치고 깎인 마음을 기댈 곳은 가구밖에 없기 때문일까. 8일부터 13일까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2014년 밀라노국제가구박람회'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3S'로 요약된다. 의자·책상 같은 가구는 더욱 작아졌고(smaller), 빛깔과 형태는 더 부드러워졌으며(softer), 곳곳에 웃음을 유발하는 귀여운 장치(smile)는 더욱 늘었다.

    ① 카나리아가 들어있는 새장처럼 생긴 ‘카사마니아(Casamania)’의 LED 전등과 ‘카펠리니(Cappellini)’의 ‘페그(Peg)’ 테이블 사진
    ① 카나리아가 들어있는 새장처럼 생긴 ‘카사마니아(Casamania)’의 LED 전등. ④ ‘카펠리니(Cappellini)’의 ‘페그(Peg)’ 테이블. 1인 가구를 겨냥했다. /발세차1918·악소르·까사마니아·마지스·덴돈 제공

    건축·디자인 가이드 그룹 '아키토닉(Architonic)'은 올해 경향을 "기능을 감추고 미소를 짓다"는 말로 정리했다. 수납이 강화됐고 기능이 확대됐지만 겉모습만큼은 이런 내적 팽창을 티 내지 않는다는 것. '응축의 미덕'에 재기 발랄함까지 더했다는 뜻이다.

    ◇날렵하게 작게

    올해 박람회에 모습을 드러낸 의자들은 대부분 날렵하고 작고 가벼웠다. 무겁고 묵직한 의자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칼리가리스의 '가메라(Gamera)', 소넷의 'C32'가 대표적. 그야말로 건축적인 뼈대만 남겼고, 겹치고 포개기 쉽게 제작됐다. 테이블도 1인용이 대세였다. 카펠리니의 '페그(Peg)'는 그야말로 혼자 밥 먹고 차 마시는 사람을 위한 작은 식탁. 일본 디자인 그룹 넨도의 작품이다. '발세치1918'은 책을 몇 권 쌓아올린 것처럼 생긴 앙증맞은 테이블 '동화(Fairy tales)'를 선보였다.

    ‘발세치1918(Valsecchi1918)’의 탁자와 어린이용 의자 ‘트로터’ 사진
    ② 책 몇 권 쌓은 듯 앙증맞은 ‘발세치1918(Valsecchi1918)’의 탁자. 이름도 ‘동화(Fairy tales)’다. ③ 장난감처럼 굴리면서 옮길 수 있도록 한 어린이용 의자 ‘트로터’. 가구와 놀이의 결합이다. /발세차1918·악소르·까사마니아·마지스·덴돈 제공

    수납장은 '완벽한 숨김'을 지향했다. 카시니를 비롯한 많은 회사의 수납장은 TV와 책, 침대까지 말끔하게 숨길 수 있도록 '비밀 수납공간'을 강화했다. 기능은 함축하고 또 응축했다. 악소르의 '램프 샤워'는 샤워기에 전등을 달았다. 빛과 물의 영역을 합친 것. 시적(詩的) 효과가 나는 동시에, 한 사람만의 오롯하고 완벽한 샤워 공간을 제공한다.

    ◇달콤하게 유쾌하게

    디자이너 찰스 임스와 레이 임스가 만든 비트라의 명작(名作) '알루미늄 체어'는 올해 화사한 파스텔 버전으로 나왔다. 헬라 용에리위스가 비트라와 손잡고 새로 내놓은 '이스트 리버 체어' 역시 후식을 연상케 하는 민트색과 연두색의 조합이다. 새롭게 떠오르는 덴마크 디자인 회사 덴돈은 그네 형태의 야외용 의자를 내놨고, 카사마니아는 카나리아가 들어 있는 새장 모양의 LED 전등을 선보였다. 전구는 새의 몸속에 있다. 마지스의 어린이 의자 '트로터'는 수레 모양이다. 아이들이 바퀴를 굴려 마음대로 의자를 옮길 수 있도록 했다. 장난감이자 가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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