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홍관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 교수

'갑상선암 과다 진단 저지를 위한 의사 연대' 소속 의사로서, 우리의 주장을 비판하는 2일자 A29면 발언대 소의영 교수의 글을 읽고 당황하였다. 상대방 의견을 비판하려면 상대방 주장이 무엇인가를 알아야 한다. 우리의 주장은 기자회견문과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갑상선암 과다 진단이 문제가 되니 "무증상인 사람이 갑상선암 조기 진단을 위해 초음파 검사를 받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소 교수는 마치 우리가 치료를 금지하라고 한 것처럼 왜곡해서 환자나 국민의 분노를 자극했다. 우리는 일단 갑상선암이 진단되면 치료 영역이므로 해당 전문가와 상의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다만 크기가 작고 예후가 좋을 것으로 예측되는 경우 관찰하면서 볼 수도 있지만, 그것 역시 전문가와 상의하여 결정할 문제라고 못 박았으니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 2009년에 대한 내분비학회도 갑상선암 조기 검진은 권고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우리나라 전체 암의 5년 생존율은 66.3%인데, 놀랍게도 갑상선암은 100.0%이다. 즉 갑상선암 걸린 사람과 걸리지 않은 일반인의 생존율이 소수점 첫째 자리까지 같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소 교수의 글에 갑상선암 환자 3만5000명 중에서 무려 4500~6000명이 치료해도 재발하거나, 기존 치료법에 반응하지 않거나, 또는 갑상선암으로 사망한다고 주장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하기 어렵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갑상선암 발생률 1위이며, 지난 30년 동안 30배가 증가해서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갑상선암에 얽힌 한국에서만 벌어진 이 기형적 현상을 합리적 논의를 통해 해결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