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 김앤장 '1등' 유지… 2~4위권 로펌 근소한 차이로 추격

조선일보
  • 전수용 기자
    입력 2014.04.03 03:03

    47개 상장사·공기업·외국기업 법무팀이 꼽는 '베스트 로펌'

    11개 분야 중 김앤장 5부문 1위
    종전의 독주 체제에 변화 조짐

    광장·태평양·율촌 등
    강점 있는 특화된 분야서 두각

    공기업은 중소형 로펌 선택 많아
    "로펌보다 변호사 역량보는 추세"

    한국 시장을 노리는 외국 '공룡 로펌'에 맞서는 우리나라 로펌의 경쟁력은 어느 정도일까. 본지가 국내 주요 기업 법무팀을 대상으로 국내 로펌 경쟁력을 평가해봤다. 기업은 로펌의 가장 큰 소비자이자 냉정한 평가자라 할 수 있다. 설문에는 유가증권시장 30대 상장사와 10개 공기업, 7개 외국 기업 등 47개 회사 법무팀(또는 법무실)을 대상으로 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2007년 이후 7년 만이다. 그동안 우리나라 로펌 판도는 어떻게 변했을까.

    [그래픽] 한국 10대 로펌 현황
    ◇김앤장, 최대이자 최고 로펌

    47개사 법무팀에 우리나라 최고 로펌을 꼽아달라고 해 두 곳씩 추천을 받았다. 기업들은 단연 김앤장을 최고 로펌으로 꼽았다. 47개 기업 중 74%에 해당하는 35개가 김앤장이라고 답했다. 1973년 김영무·장수길 변호사가 공동 설립한 김앤장은 국내 최대(最大) 로펌이다.

    김앤장의 독주 속에 2~4위권은 근소한 차이로 희비가 갈렸다. 1강(强)-3중(中) 판세다. 광장이 18표, 이어 태평양(16표)·율촌(13표)이 나란히 2~4위를 차지했다. 세종이 6표로 5위, 지평·화우가 2표씩 공동 6위였다. 우리나라에 등록된 781개 로펌 중에서 기업들로부터 최고 로펌으로 1표라도 얻은 곳은 9곳에 불과했다. 최고의 로펌 순위는 변호사 규모와는 다소 달랐다. 2013년 말 국내 변호사 수를 기준으로 매긴 로펌 순위는 김앤장-태평양-광장-세종-화우-율촌 순이었다. 1위 김앤장은 최대이자 최고 로펌으로 꼽혔지만, 변호사 수 2위인 태평양은 광장에 2위 자리를 내줬다. 6위 규모인 율촌이 4위에 랭크됐다.

    최고 로펌에 대한 평가는 사건 수임으로도 이어졌다. '2013년 회사 관련 업무를 가장 많이 맡긴 로펌을 꼽아달라'(복수 응답)는 질문에 22개 기업이 김앤장이라고 답했다. 이어 태평양(16개)-광장(14개)-율촌(11개) 순이었다. 상위 5대 로펌이 대기업 사건을 사실상 싹쓸이하다시피 한 가운데 공기업은 경쟁력 있는 중소형 로펌을 선택하는 사례가 많았다.

    ◇국내 로펌 춘추전국시대

    [그래픽] 기업 법무팀이 뽑은 최고 로펌 / 분야별 베스트 로펌

    기업들은 우리나라 최고의 로펌으로 김앤장을 꼽았지만, 분야별 최고 로펌에 대한 조사에서는 김앤장이 7년 전처럼 압도적인 결과를 얻지 못했다. 김앤장 독주 체제가 흔들리는 조짐이 확연했다. 그동안 '백화점식' 영업 방식을 보이던 대형 로펌들이 특정 분야의 인재 영입과 노하우 축적을 통해 꾸준히 경쟁력을 키워오면서 기업들 사이에 'A 분야는 B 로펌'이라는 인식이 뚜렷해지는 것으로 보인다.

    로펌 업무를 11개 분야로 나눠 베스트 로펌을 선정한 결과 김앤장은 ▲금융 및 자본시장 ▲해외 증권 발행 ▲해외 진출 ▲형사 ▲송무 및 중재 등 5개 분야에서 베스트 로펌으로 꼽혔다. 김앤장은 ▲기업(M&A·구조조정·지배구조) ▲지식재산권·특허 ▲조세·관세·통상 ▲공정 거래 ▲국제 분쟁 해결 등 5개 분야에서 2위를 기록, 전체 11개 중 10개 분야에서 1~2위에 이름을 올렸다.

    기업들은 ▲기업 ▲인사 노무 ▲지식재산권·특허 등 3개 분야에서는 광장을 베스트 로펌으로 꼽았다. 율촌은 ▲조세·관세·통상 ▲공정 거래 2개 분야에서, 태평양은 송무 및 중재 분야에서 김앤장과 공동으로, 국제 분쟁 해결 분야에서는 최고 로펌으로 꼽혔다.

    11개 분야 중에서 기업, 인사·노무, 지식재산권·특허, 공정 거래, 송무 및 중재 등 5개 분야에서는 1~2위 간 표 차이가 1~2표 차이에 불과할 정도로 근소했다.

    ◇"변호사 역량이 로펌 선택 1순위 기준"

    로펌들이 기업에 수임료만큼 적절한 서비스를 해주고 있을까. 기업이 느끼는 서비스 수준은 과거보다는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임료 대비 서비스 만족도 평가'에서 전체 62%인 29개 기업이 100점 만점에 80점을 줬다. 70점 수준이라는 기업도 8개였다. 평균 80.4점 수준으로, 7년 전 만족도(평균 75점)에 비해서는 5점 정도 높아졌다.

    기업들은 로펌 선택 기준으로 '변호사 역량과 전문성'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47개 기업 중에서 43개가 1순위 기준으로 꼽았다. 2순위 기준으로 '수임료' '회사 자체 데이터' '업계 평판'을 고려해 로펌을 선택한다고 답했다.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업무 비중이 높아지다 보니 외국 로펌 이용 사례도 많았다. 47개 기업 중 17개가 지난해 외국 로펌을 이용했다고 답했다. 해외중재·특허분쟁·투자자문·자금조달 분야가 대부분이었다. 외국 현지에서 벌어지는 분쟁이나 계약 때문에 현지 사정을 가장 잘 아는 글로벌 외국 로펌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일부 기업은 국내 로펌에 맡길 수도 있지만, 전문성을 고려해 외국 로펌에 사건을 맡겼다고 답했다.

    베스트 로펌 설문 대상 기업〈47개사〉

    ▲국내 30대 상장사(2월 6일 유가증권 기준)


    삼성전자, 현대·기아차, 현대모비스, SK하이닉스, 포스코, 네이버, 한국전력, 신한지주, 삼성생명, SK텔레콤, LG화학, 현대중공업, KB금융, SK이노베이션, 롯데쇼핑, 하나금융지주, 삼성화재, LG전자, KT&G, 우리금융, LG, 삼성물산, LG디스플레이, 현대제철, SK, KT, 삼성중공업, LG생활건강, 에스오일, 한국타이어

    ▲공기업ONG>

    국민건강보험공단, 예금보험공사, 코레일, 한국가스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석유공사,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철도시설공단, LH공사

    ▲외국 기업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도레이첨단소재, 메트라이프,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 텍사스인스트루먼트, 한국바스프, 한국후지제록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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