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국제법 준수해 '불법 어업국' 汚名 씻자

조선일보
  • 박지현 그린피스 해양 캠페이너
    입력 2014.04.01 03:03

    박지현 그린피스 해양 캠페이너 사진
    박지현 그린피스 해양 캠페이너

    우리나라는 원양어업 50여년 역사상 가장 힘든 시기에 처해 있다. 작년 초 미 상무부가 한국을 불법 어업(IUU·Illegal, Unreported, Unregulated·불법, 비보고, 비규제 어업) 국가로 지정한 데 이어, 유럽연합(EU)이 지난해 말 예비 불법 어업 국가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해양수산부와 원양업계는 EU 결정에 즉각 유감을 표하고 원양 대국 한국을 견제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반발했다.

    EU 집행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을 예비 불법 어업국으로 지정한 이유는 네 가지다. 지난해 7월 개정된 원양산업발전법이 국제 관련 법규 및 협약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못한 점, 불법 어업 발생 시 조사·처벌에 관한 구체적 장치가 없어 제재 실효성이 의심되는 점, 어선위치추적장치(VMS) 장착 의무화가 지연되는 점, 원양어선들을 관리할 행정적·인적·제도적·재정적 수단이 충분치 않다는 점이다.

    국제협약·국제법 준수는 이 중 가장 근본적인 문제다. EU가 IUU 통제법을 둔 이유는, 전 세계 수산자원 고갈 위기가 심각한 상황에서 불법 어업이 해양 생물자원의 지속 가능성을 저해하고 선진화된 해양 거버넌스를 위한 국제사회 노력을 헛되게 만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엔해양법 협약과 관련 이행 협정인 유엔공해어업협정(UNFSA) 등 각종 국제 법규와 협약을 비준한 국가는 누구나 이런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 한국은 이 같은 국제 협약의 참여국이며, 전 세계 18개 국제 수산 기구 중 16개 기구 가입국이다.

    EU는 이를 근거로 한국이 유엔해양법의 공해 및 해양 생물자원 보존 노력 등에 관한 조항을 위배하고 있으며 그 외 각종 국제 협약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각종 자료를 분석해 2011~2012년 총 19개 불법 어업 사안에 대한 증거를 확보했다. 그 결과가 한국의 예비 불법 어업국 지정이다.

    망신은 한 번으로 족하다. 올해 말 EU가 한국을 불법 어업국 '예비'에서 '확정'으로 조정할 경우 유럽 역내 국내산 원양 수산물 수출 금지 등 경제적 손실이 예상된다. 이를 피하려면 EU와 미국이 말하는 근본 명분에 합당하도록 기민하고 치밀하게 정책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그린피스는 선진화된 원양 수산 거버넌스 수립에 있어 이주영 신임 해양수산부 장관에 큰 기대를 걸고 적극 협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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