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활동을 재개한 북한 모란봉악단의 공연에 모습을 보이지 않는 일부 단원들이 장성택 숙청에 연루되기는 했지만 처형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모란봉악단 등 공연단의 영상과 사진 등을 홍보하는 페이스북 페이지 '조선의 음악채널(DPRK Musinc Channel)'에는 26일 선우향희·류진아 등 모란봉악단의 주요 단원들이 장성택 일파의 숙청에 연루돼 최근 공연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그들의 처형설은 사실무근이라는 내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지금까지 여러 정황을 통해 모란봉악단이 장성택 세력의 숙청에 연루됐을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됐지만, 북한의 공식적인 입장을 통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모란봉악단의 공연에 나타나지 않은 몇몇 단원들은 장성택 일파와 밀접하게 관련돼있어 해당 사건이 사법당국에 의해 완전히 조사되기 전까지는 공연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그들이 처형을 당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에 대해서는 "남조선과 미국 언론들이 펼치는 정치적 선전의 일환일 뿐"이라며 "그들은 살아있고, 잘 지내고 있다"고 일축했다.
모란봉악단은 2012년 초 김정은 당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여성 10여명으로 구성된 공연단으로 알려져 있다. 미니스커트 등의 과감한 의상과 세련된 음악으로 기존 북한의 공연단들과 비교해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와 '북한판 걸그룹'으로 통한다.
모란봉악단은 지난해 10월 당 창건 68주년 기념공연 이후 5개월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에 대해 장성택 숙청 사건이나 은하수관현악단 음란동영상 사건에 연루돼 함께 숙청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또한 지난 17일 활동을 재개한 모란봉악단의 공연에 악장 겸 전자 바이올린 연주자 선우향희와 공훈배우 겸 가수 류진아 등이 빠져 의혹은 더욱 커졌다. 류진아는 지난해 7월 모란봉악단 가수들 중 첫 공훈배우 칭호를 수여받은 인물로, 장성택과는 연인관계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한 북한전문 매체는 북한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이들이 교화소(교도소)에 수감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 25일 조선중앙TV를 통해 선우향희와 류진아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내보내며 이들이 숙청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북한은 지금껏 방송에서 숙청된 인사들의 영상이나 사진들은 모두 삭제해 재편집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들의 영상이 공개된 바로 다음날 페이스북에도 그들의 '처형설'을 반박하는 내용의 글이 올라온 것이다.
북한은 페이스북을 통해 "장성택 숙청에 연루된 단원들이 당분간은 공연에 나서지 못하겠지만, 올해 안으로 이들이 모란봉 악단에 복귀한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