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포 위문 공연이 아닙니다. 한국의 소리와 몸짓이 어떤 것인지 세계에 제대로 보여주고 오겠습니다."

소리꾼 장사익과 다섯 명의 전통무용가가 미국과 캐나다 공연에 나선다. 밀양백중놀이의 하용부(중요무형문화재 제68호 보유자), 교방춤의 박경랑, 도살풀이춤의 이정희, 채상소고춤의 김운태, 남해안별신굿의 정영만(중요무형문화재 제82호 보유자)씨다. 이들은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이사장 김종진) 주최로 4월 16일 캐나다 토론토 아트센터(1200석)와 4월 19일 미국 뉴욕 시티센터(2400석)에서 '장사익과 한국의 명인들―소리가 춤을 부른다'를 공연한다. 5월 23일에는 LG아트센터에서 귀국 공연을 펼친다.

다음 달 토론토와 뉴욕에서 장사익과 한국의 전통무용가들이 번듯한 유료 공연에 나선다. 왼쪽부터 장사익, 정영만, 하용부, 이정희, 박경랑, 김운태씨.

주목할 점은 이 공연이 사실상 처음으로 해외에서 '제값 받고' 하는 우리 전통문화 공연이라는 것. 티켓 가격이 최고 120달러(약 13만원)에 이른다. 그만큼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과 자신감이 높아진 것이다. 25일 기자간담회에서 공연을 기획·연출한 진옥섭 한국문화의집 예술감독은 "지금까지의 문화재 해외 공연은 대부분 공짜에, 그나마 텅 빈 객석을 상대로 했던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이제 한국 전통문화에도 본격적 한류(韓流)가 시작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진 감독은 "사실은 장사익씨의 인지도를 활용하려는 의도도 있는데, 뮤지컬로 치면 아이돌 스타인 셈"이라고 말해 좌중을 웃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