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안보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네덜란드를 방문한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지난 23일 "역사적 사실에 겸허해야 한다", "역사의 교훈을 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가 과거사를 부정하는 행위라는 비판을 의식해 국제 여론전을 펴고 있다는 분석이다.

‘안네 프랑크’를 보고 뭘 느꼈을까…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3일(현지 시각)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는 ‘안네 프랑크’ 박물관을 방문했다. 박물관은 1942년부터 1944년까지 유대인 소녀 안네 프랑크가 나치의 박해를 피해 가족과 함께 숨어 살았던 집을 개조해서 1960년 개관했다. 안네가 살았던 다락방, ‘안네의 일기’, 사진 등이 그대로 보존돼 있으며, 나치 정권의 학살을 고발하는 자료·사진도 전시하고 있다. 현재 안네 프랑크 재단이 관리·운영하고 있으며, 한 해 115만명의 관람객이 이 박물관을 찾는다.

아베 총리는 이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안네 프랑크' 박물관을 찾았다. 유대인 소녀 안네가 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의 박해를 피해 2년간 숨어 지냈던 주택이다. 아베 총리는 박물관 관장을 만나 "20세기는 전쟁이 발생해 인권이 탄압당했던 시대였다"면서 "역사적 사실에 겸허해야 하며, 역사적 교훈과 사실을 다음 세대에 전하는 것으로 세계 평화를 실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도쿄의 도서관 등에서 발생한 '안네의 일기' 훼손 사건과 관련, "매우 유감스러우며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최근 중·고교 교과서 학습지도요령 해설서를 개정, 교과서에서 일본 침략사 삭제를 시도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도 "과거사를 진지하게 대하면서 미래지향적 외교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제2차 세계대전 중 전쟁 피해자와 화해하고 상호 이해하고 싶다"고도 했다. 일본군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네덜란드 여성을 강제로 위안부로 삼았으며 네덜란드 포로를 학대했다. 아베 총리는 위안부 피해자 문제는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