未完의 절반, 제가 완성하네요

조선일보
  • 정지섭 기자
    입력 2014.03.17 03:02

    ['코스모스' 2부 제작 앤 드루얀]
    18년前 사별 칼 세이건의 아내… 13부작 NGC서 토요일 밤 방영

    "인도 무굴 제국의 황제가 죽은 아내를 그리며 지은 것이 타지마할이죠. 이 '코스모스'는 칼 세이건을 위한 저의 타지마할입니다."

    지구촌 과학 대중화의 1등 공신으로 꼽히는 미국 천문학자 겸 저술가 칼 세이건(1934~1996)의 부인 앤 드루얀(Ann Druyan·65)의 목소리는 남편 얘기가 나오자 벅찬 듯 떨렸다. 칼 세이건을 세계적으로 알린 과학 다큐멘터리 '코스모스'(1980)가 34년 만에 '21세기 버전'으로 돌아왔다. 국내에선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NGC)을 통해 지난 15일부터 매주 토요일 밤 11시 방영되는 13부작 다큐 '코스모스: 스페이스타임 오디세이'다.

    앤 드루얀은 “우주 만물을 이루는 존재들이 어디로부터 와서 어디로 가는지를 생각하는 계기를 ‘코스모스’가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아래 왼쪽 작은 사진은 사별한 남편 칼 세이건. 오른쪽은 1980년 발간된 책 ‘코스모스’ 사진
    앤 드루얀은 “우주 만물을 이루는 존재들이 어디로부터 와서 어디로 가는지를 생각하는 계기를 ‘코스모스’가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아래 왼쪽 작은 사진은 사별한 남편 칼 세이건. 오른쪽은 1980년 발간된 책 ‘코스모스’. /내셔널 지오그래픽 제공
    우주와 지구의 생성 원리를 쉽고 친절하게 안내한 원작 다큐멘터리는 세계 7억5000만명이 시청했고, 다큐 내용을 바탕으로 세이건이 쓴 동명의 책은 과학 입문서의 고전이 됐다. '코스모스' 다큐 대본을 함께 쓴 게 인연이 돼 결혼한 두 사람은 1996년 세이건이 골수암으로 사망할 때까지 공동 집필 등 과학 대중화에 앞장섰다.

    전화 인터뷰에서 드루얀은 "시청자 각자가 우주여행을 다룬 영화의 주인공이 된 듯 느끼기 바란다"고 했다. 2009년 다큐 제작사 '코스모스 스튜디오'를 설립한 드루얀은 이번 작품의 작가·프로듀서를 맡았다. 제작비 460억원을 기부 캠페인으로 충당했을 만큼 이번 작업에 대한 세상의 관심과 기대가 컸다.

    1편에서는 UFO를 연상케 하는 우주선에 탑승한 천문학자 닐 타이슨이 우주공간을 종횡무진 여행했다. 목성의 소용돌이, 부유물질로 가득한 토성의 테, 뭍으로 올라온 고대 양서류 등 현란하고 생생한 장면이 영화처럼 펼쳐졌다. 인간 중심 세계관에 반기를 든 중세 철학자 조르다노 브루노의 삶을 그린 애니메이션, 138억년이라는 장대한 우주 역사를 1년 365일의 '우주 달력(cosmic calendar)'에 비유해 인류 역사가 그중 마지막 불과 몇 초라는 것을 보여주는 작법도 눈을 사로잡는다. 34년 전과 내용은 같지만 첨단 특수효과로 새롭게 포장했다. "약속을 지키고 싶었어요. 우린 '코스모스'를 원래 26부작으로 기획했거든요. 뒤늦게 미완으로 남았던 절반이 채워진 거죠."

    방영 전 백악관 제의로 청소년 대상 시사회를 열고, 오바마 대통령이 시청을 권하는 등 2014년판 '코스모스'는 미국에서도 화제가 됐다. "대통령에게 사례라도 했느냐"고 묻자 드루얀은 "절대!"라며 까르르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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