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넘게 한·일 문화 架橋 자부심 컸는데 아쉽네요"

    입력 : 2014.03.14 03:05

    지바로 이전하는 도쿄 첫 한국 책방 '삼중당' 지켜온 점원 출신 사코 대표

    일본에서 41년간 한국 전문 책방 삼중당을 지켜온 사코 추야씨.
    /차학봉 특파원

    "삼중당이 한국 문화의 씨앗을 뿌리고 한·일 문화 가교의 역할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도쿄에서 서점을 유지해왔는데 아쉽다."

    일본에서 41년간 한국 전문 책방 삼중당(三中堂)을 지켜온 사코 추야(佐古忠八·65·사진)씨가 경영난을 이기지 못해 4월 도쿄 책방 거리 간다(神田)에 있는 서점 문을 닫는다. 삼중당은 한국 출판사 삼중당이 1973년 일본에 한국 문화를 보급하기 위해 도쿄에 설립한 서점이다. 당시 유일한 한국 서점으로 한국학을 전공하는 학생과 전문가들의 사랑방 역할을 했다. 1975년 삼중당의 첫 일본인 직원으로 입사했던 사코씨는 본사가 경영난을 겪자 1989년 서점을 인수했다.

    그는 "삼중당은 당시 거금인 5000만엔을 투자했고 한국 직원을 3명 파견할 정도로 한국 문화 보급에 앞장섰다"고 회고했다. 그는 "1980년대 조용필의 노래가 일본에서 히트하면서 한국어를 배우는 젊은 층이 급증했고 한글 교본과 소설책도 많이 팔렸다"고 했다. 삼중당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은 윤동주의 시집이다. 그는 "한글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데다 일본에서 옥사한 인연 때문에 인기를 끌었다"고 분석했다.

    2000년 들어 한류 붐이 불면서 한국 서적 수요는 급증했지만, 일본 업체들도 앞다퉈 한국 서적을 취급하면서 삼중당은 내리막길을 달렸다. 사코씨가 경영난으로 폐업을 결정하자, 40년 단골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한국학을 전공한 어느 은퇴 교수(73)가 지바(千葉)현 사쿠(佐昌)시의 점포를 무료로 빌려주기로 해 삼중당의 명맥이 끊길 위기는 간신히 넘겼다. 사코씨는 요즘 인터넷을 열심히 배우고 있다. 5월 이전하는 사쿠시가 교통이 불편한 만큼, 인터넷 판매로 삼중당의 명성을 되찾겠다는 생각에서다. 서점에는 한국 관련 서적 5만권이 있다. 1971년 국사편찬위가 출판한 매천야록 등 한국에서도 구하기가 쉽지 않은 책들도 있다. 그는 최근의 한·일 관계에 대해 "한국을 비하하는 출판물이 넘쳐나는 등 최악 시기인 것 같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민간 차원의 문화 교류가 중요하고 삼중당의 역할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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