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부터 실전까지 '벤처경영학 연합 전공' 신설

    입력 : 2014.03.12 03:43

    서울대학교
    경영 뿐만 아니라 인문·공학 등 수강
    대학이 초기 운영 자금 300만원 지원
    창업으로 1년간 번 수익금은 기부 원칙
    벤처 기업가들의 강연으로 노하우 전수

    서울대학교는 올해 신학기에 '벤처경영학 연합전공'을 신설했다.

    서울대 경영대학이 주관하고 인문대학 철학과, 공과대학 컴퓨터공학부, 농업생명과학대학 식품동물 생명과학부, 법과대학 법학부가 함께 참여했다.

    이렇게 단일 학과가 아닌 여러 학과가 함께 하나의 전공을 개설한 것은 국내에서 첫 사례라고 서울대는 밝혔다.

    서울대 측은 "벤처경영학 연합전공은 학생들이 경영학뿐 아니라 인문·사회·자연·공학에 대한 다양한 과목을 수강해 기업가가 갖춰야 할 통찰력과 넓은 시각을 갖고 통섭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여러 학부가 연합으로 개설했다"고 밝혔다. 단순히 창업에 대한 이론만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더욱 체계적인 교과 과정을 꾸린 것이다.

    서울대 노상규 교수가 강의를 하고 있다. 노 교수는 이번 학기 개설된 ‘벤처경영학 연합전공’ 강의 중 ‘제품기획론’을 맡아 강의한다. 서울대는 국내 최초로 경영대·인문대 철학과·공과대학 컴퓨터공학부 등이 연합해 전공과목을 개설했다.
    서울대 노상규 교수가 강의를 하고 있다. 노 교수는 이번 학기 개설된 ‘벤처경영학 연합전공’ 강의 중 ‘제품기획론’을 맡아 강의한다. 서울대는 국내 최초로 경영대·인문대 철학과·공과대학 컴퓨터공학부 등이 연합해 전공과목을 개설했다. / 서울대학교 제공

    벤처경영학 연합전공은 어느 학부·학과 학생이든 3학기 이상 36학점 이상을 이수했으면 지원할 수 있다. 만약 체육교육과를 3학기 다닌 학생이 벤처경영학 연합전공에 들어와 양쪽의 필수 이수 학점을 다 따면 '복수 전공'을 하는 것이다.

    벤처경영학 연합전공 이수 학점은 전공 필수 18학점, 전공 선택 21학점이다. 필수과목은 5개다. '창업론'에서는 창업에 대한 이론을 소개하고, '창업론 실습'에서는 실제 창업을 해보고 그 과정과 결과를 평가한다.

    이 밖에도 '기술 트렌드와 사업기회 분석' '디자인 사고와 혁신' '사회적 기업과 창업' 등이 필수과목이다. 선택과목은 기존에 각 학과에 개설된 윤리학·사회철학(철학과), 회계원리·생산관리(경영학과), 컴퓨터프로그래밍·프로그래밍의 원리(컴퓨터공학부), 식품가공·저장학(식품·동물생명공학부) 등과 제품기획론, 창업론 특강, 벤처사업 기회 연구 등 신설된 과목이 어우러져 있다.

    학생들은 필수과목인 '창업론 실습 1·2'를 1년간 들으며 실제로 창업을 해본다. 팀을 꾸려 사업기획안을 제출하면 대학이 초기 운영자금(seed money)을 300만원씩 지원한다. 하버드대 등 외국 대학의 MBA가 해온 일명 '캐시 클래스(Cash Class)' 수업 방식이다. 학생들은 대학이 준 돈으로 창업을 해보고, 그 과정과 결과로 평가받고 학점도 받는다.

    이때 창업해 1년간 번 수익금은 지역의 비영리 기관에 기부해야 한다. 서울대 측은 "벤처경영학 연합전공을 들으면, 창업의 전체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겪으면서 '아, 이런 것이 창업이구나' 하는 것을 몸소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3학년 서성욱(24)씨도 이런 점들 때문에 올해 벤처경영학 연합전공을 선택했다. 군 제대 후 복학해서 경영에 관심을 갖게 된 시점에 학교에 이 전공이 생긴 것이다. 서씨는 "보통 공대 졸업하면 대기업에 취업하거나 대학원에 가는 것인데, 경영과 관련된 활동을 하고 대기업 인턴도 해봤더니 직접 창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며 "벤처경영학 연합전공을 통해서 벤처 하는 사람들이 겪는 시행착오도 줄이고 실제 창업에 필요한 것들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벤처경영학 커리큘럼에는 실제 사례 연구도 있고, 벤처를 해온 기업가들이 와서 직접 강연하는 부분도 있다"며 "여기서 배우게 될 생생한 노하우들이 졸업하고 진짜 창업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도 경영대 학장은 "취업 잘하는 표준화된 인재를 배출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 국부 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도전적인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벤처경영학 전공 신설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창업이 활성화되어야 하고, 대학이 할 일은 도전적인 인재를 양성하는 일"이라며 "벤처경영학을 통해 혁신적 창업에 도전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고, 창업 관련 전공 분야 연구도 심층적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벤처경영학 연합전공은 한 학기당 20명씩 1년간 40명을 뽑는다. 1차 서류 평가와 2차 심층면접을 거쳐 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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