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의 현대화 작업은 매우 빨리, 또 매우 포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중국 지도부는 군사 역량과 의도의 투명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

미 국방부가 4일(현지 시각) 발표한 '4개년 국방 검토 보고서(QD R)'에는 곳곳에 중국의 군사력 증강에 대한 위기감이 드러나 있다. QDR은 미 국방장관이 미군의 병력, 장비 등에 대한 계획을 4년 단위로 재검토하는 보고서다. QDR은 "향후 중국은 (다른 나라 해군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접근 거부, 영역 거부(A2/AD)' 전략, 새로운 사이버·우주통제 기술로 미국의 힘에 끊임없이 도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이 이번 QDR에서 '아시아 재균형 정책'에 방점을 찍은 것은 이런 맥락이다. 전반적 국방비 감축 기조 속에서도 중국을 견제하려고 전략 우선순위를 아시아·태평양에 두고 이 지역 진출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2020년까지 해군 전력의 60%를 아·태 지역에 배치한다는 방침이다. 미군은 2015년 실전 배치를 목표로 건조 중인 신형 항공모함 '제럴드 포드호'를 태평양에 배치해 태평양 항모 전단을 5척에서 6척으로 늘릴 계획이다. 또 싱가포르에 파견돼있는 연안전투함(LCS)을 순환 배치하고, 태평양 지역을 모항으로 하는 구축함과 수륙양용함 숫자도 늘린다.

QDR은 또 "미 공군도 본토의 전술 항공기와 전폭기를 아·태 지역에 배치한 데 이어 우주 및 사이버 전력을 지속적으로 이 지역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했다.

미 해병대도 2012년 처음 호주 다윈에 파견한 병력 200명을 2500명 수준으로 늘린다는 방침을 밝혔다.

QDR은 북한과 관련해선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핵무기 개발을 고집하는 북한이 미국에 대한 직접적이고 점증하는 위협 요인"이라고 했다. 이어 "북한과 이란이 탄도미사일 등으로 미국 본토에 공격을 가하기 전에 이를 억제·저지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 국방부는 북한에서 발사되는 미사일에 대한 조기 경보 체계를 더 강화하기 위해 강력한 감시 성능을 가진 'X밴드 레이더(TPY-2 레이더)' 기지를 일본에 추가로 건설하고 있다.

또 미군은 자국 영토에 있는 지상 미사일 요격 기지를 30개에서 44개로 늘리고, 감시 장비 성능 개량에도 투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