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문맹(漢字文盲) 벗어나자] "漢字 외면하는 한국… 동아시아 문명권에서 고립"

    입력 : 2014.02.19 03:03

    한자 교육 외치는 한글전용론자

    허성도 서울대 교수
    허성도 서울대 교수

    "학생들에게 한자를 가르치는 것이 그렇게 비(非)애국적이고 자존심 상하는 일인가요? 그러면 양복은 왜 입고 다닙니까?"

    '한글 전용론자'면서도 한자(漢字) 교육의 필요성을 강력하게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허성도 서울대 중문과 교수다. 그는 '삼국사기' '고려사' '태조실록' 등 역사서의 한자 원문과 확장한자(정부 지정 표준한자 4888자에 포함되지 않은 한자) 1만5000자를 컴퓨터에 입력해 연구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국학 전산화'의 선구자다.

    허 교수는 "우선 필수 한자 1500자(字)를 원하는 학생 중심으로 가르치는 일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자는 그 숫자가 너무 많아 배우기 힘든 문자로 알려져 있지만, 그가 20여년 동안 수백 권의 자료에 대해 전산화 작업을 해보니 기초 한자 1000자를 알면 중요한 한문책 86% 정도를 읽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허 교수는 "한글만 알아야 애국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했다. 애국이란 결코 '우리만 최고'라고 여기는 것이 아니며, 동아시아 한자 문화권에서 고립될 게 아니라 그 문화권에 속해 있는 주변 나라와 조화롭게 지내는 게 더 큰 애국이라는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 한글이 문맹률을 낮추는 데 기여했다면, 이제는 한자가 한국어 고급화에 기여해야 할 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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