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국방위원회는 6일 정책국 대변인 성명에서 "우리의 최고 존엄을 헐뜯고 우리의 체제에 대한 터무니없는 비방·중상이 계속되는 한 이룩된 합의의 이행을 (다시)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했다. 오는 20~25일로 예정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연기·취소할 수도 있다는 뜻을 비친 것이다.

국방위는 "최고 존엄에 대한 험담과 비난은 어떤 경우에도 용서받을 수 없는 천인공노할 만고대역죄로서 절대로 묵과할 수 없다"며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등대고 우리의 최고 존엄을 헐뜯는 악설이 그대로 유포되게 방치해두고 비방 중상이 계속되는 속에서 화해와 협력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보다 더 어리석은 처사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최근 애육원 방문 때 신발을 신고 방에 들어간 것을 남한 언론이 비판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北 TV에 나온 김연아 - 북한 조선중앙TV가 6일 중국 CCTV 화면을 이용해 김연아의 피겨스케이팅 연기 장면을 방영했다. 조선중앙TV는‘체육 상식’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7일 개막하는 소치 동계올림픽을 소개하면서 이 화면을 내보냈으나 따로 김연아에 대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북은 적십자 실무 접촉이 열리던 날 미국의 B-52 전략폭격기가 서해 직도에서 군사훈련을 가진 것도 비난했다. 국방위는 "동족을 공갈하고 위협하는 미국의 핵전략 폭격기 편대가 하늘에서 떠돌고 그 아래에서 신뢰를 쌓는다고 벌이는 연극을 그대로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가족·친척 상봉 행사를 위험천만한 핵전쟁 연습 마당에서 치른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에 대해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어떤 경우에도 남북이 어제 실무 접촉에서 합의한 대로 이산가족 상봉은 진행돼야 한다"고 했다. 국방부는 "한·미 연합 훈련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