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이 미래다] 北정권, 무력통일론(광복 후~1950년대)→연방제(1960년대~1980년대)→2체제 2정부(1990년대 이후)… 점점 分斷유지 원해

입력 2014.02.03 03:00

[2부: 1] 北이 생각하는 통일

-北정권 통일정책 변천사
한국國力 커지자 내부불안 고조… 80년대 '1국가 2체제' 공식화
1991년 '2체제 2정부' 제안… 세습 강화하며 영구분단 지향
김정은, 공세적 태도 보이지만 先代의 수세적 통일案 계승

북한은 1945년 이후 70년 동안 한반도 적화통일이라는 기본적인 대남·통일 전략 노선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1970년대 이후 남북 간 체제 경쟁에서 뒤처지고 소련 및 동구 공산권의 몰락에 이어 경제난까지 가중되자 자기 체제 유지를 위해 '남북 2체제 공고화' 노선으로 선회하기 시작했다. 1990년대 이후 북한 정권의 통일 방안은 연방제를 앞세워 3대 세습을 강화하고 분단 체제를 사실상 영구화하는 쪽으로 나아가고 있다.

◇초기엔 공세적 연방제 제안

광복 후 6·25전쟁까지 북한의 초기 통일 방안은 '민주기지론(민족해방론)'에 의한 무력 적화통일이었다. 남한을 '미 제국주의 강점하에 있는 미(未)해방 지구'로 규정하고, 북한을 '민주기지'로 삼아 무력으로 한반도를 공산화한다는 내용이었다.

1960년대 들어 북한은 내부적으론 민주기지론을 견지하면서 겉으론 과도적 형태의 남북연방제를 처음 내세웠다. 일종의 이중 전략이었다. 김일성은 1960년 '8·15 해방 15주년 기념연설'에서 "남조선이 남북 총선거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 과도적 대책으로 연방제를 제의한다"고 했다. 북한이 무력통일론 대신 연방제를 주장한 것은 정치·경제적으로 남한을 압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나온 것이었다고 한다. 당시 북한의 1인당 국민소득은 137달러로 남한의 1.5배였다. 현실성이 떨어지는 무력통일론 대신 연방제를 앞세워 남한 사회를 흔들고, 지하당 조직을 통해 남한 내부의 공산 혁명을 유도하겠다는 의도가 있었다.

그래픽뉴스 크게보기
북한의 통일방안 변천사.
그러나 북한이 1971년 4월 제안한 '남북연방제'에는 남북 총선거에 의한 통일 방안이 사라졌다. 당시 한국 경제가 북한을 추월하기 시작하면서 총선거를 실시하면 북한에 불리할 것이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대신 북한은 1973년 6월 김일성 유일 지배 체제 확립과 7·4 남북공동성명 합의, 중국과 소련의 지원을 등에 업고 '고려연방제' 통일 방안을 내놓았다. 남북 간 군사적 대치 해소와 합작·교류, 대민족회의 소집 등을 거쳐 남북연방제인 고려연방공화국을 수립하자는 내용이었다.

◇분단 고착화하는 연방제로 변해

북한의 고려연방제는 점차 통일 과도기를 장기화하는 방향으로 변했다. 북한은 1980년 10월 제안한 '고려민주연방제'를 통해 처음으로 '남북 1국가·2체제'를 공식화했다. 중국의 개혁·개방과 미·중 수교, 소련의 지원 축소, 한국의 국력 신장 등에 따라 내부 불안감이 고조된 데 따른 조치였다. 김일성은 1991년 '1민족·1국가·2체제·2정부'에 기초한 연방제를 제안했다. 1980년대 연방제 방안에 '2정부'를 추가, 분단 체제를 공고화한 것이다.

최악의 식량난인 '고난의 행군'을 겪은 김정일 정권은 2000년 체제 유지형인 '낮은 단계의 연방제'를 제기했다. 연방제를 하되 남북 정부가 정치·군사·외교권 등을 유지하자는 내용이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80년대 말 동독이 서독에 흡수통일되는 것을 보면서 체제 위협을 느낀 북한은 자신감을 잃고 분단 체제를 고착화하는 방향으로 통일정책을 바꿨다"고 했다.

김정은은 3차 핵실험 등을 통해 겉으론 공세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지만, 김정일의 수세적 통일 방안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은은 선대의 통일 정책을 그대로 계승해 최근까지 '우리 민족끼리' '민족 공조' 등을 내세워 남남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며 "김정은 시대에도 북한의 대남 적화통일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통일 반대 세력은 '중앙당 간부'

본지가 탈북자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의 82.5%는 '북한에서 가장 통일에 반대하는 세력'으로 '중앙당 간부'를 꼽았고, '군부'란 응답이 7.5%였다. 10명 가운데 9명이 중앙당 간부와 군부를 꼽은 것이다. '시장 상인' 등 중간 계층이란 응답은 1%, '노동자·농민' '교수·연구원 등 지식인'이란 응답은 각각 0.5%에 그쳤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센터소장은 "통일이 되면 가장 큰 손해를 보는 세력은 북한의 지도층"이라며 "그들은 통일을 원하는 북 주민들과 달리 현 체제를 끝까지 지키려는 '반(反)통일 세력화'하고 있다"고 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