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공연에 '형님 부대', 깜짝 놀랐죠

조선일보
입력 2014.01.27 03:03

-창작 뮤지컬 '디셈버' 김준수
김광석 노래로 꾸며진 주크박스 "많은 대사는 처음, 한계 깨려 도전"

지난달 개막한 창작 뮤지컬 '디셈버'(극·연출 장진)는 2013년 공연계의 최대 화제작이었다. 김광석 노래로 꾸며진 주크박스 뮤지컬인 데다 JYJ 멤버 김준수(시아준수·27)가 출연하기 때문이었다. 초기에는 작품평이 그다지 좋지 않은 데다 '아이돌이 김광석 노래를 한다'는 어색함 때문에 성공이 어렵다는 예상이 컸다. 하지만 서울 공연 30회 좌석이 예약으로만 85%가 채워지는 성공을 거뒀고, 다음 달 7일부터는 부산 공연이 이어진다. 김준수의 '티켓 파워'가 드러난 부분이다. 지난 24일, 세종문화회관 분장실에서 그를 만났다.

"갑자기 아저씨들 웃음소리가 크게 들리는 거예요. 깜짝 놀랐죠. 제 공연에서 처음 듣는 소리였거든요." '디셈버'에 50대 이상 중장년층도 많이 보였다는 말에 그가 웃으며 대답했다. 김광석에 대한 추억도 작용했겠지만 '김준수가 못하더라'는 소문이 났다면 최고 14만원짜리 티켓을 살 사람은 드물었을 것이다.

세종문화회관에서 만난 뮤지컬‘디셈버’의 주연 김준수는“대사는 하지 않고 노래만 해야겠다는 생각이 이번에 깨졌다”고 말했다.
세종문화회관에서 만난 뮤지컬‘디셈버’의 주연 김준수는“대사는 하지 않고 노래만 해야겠다는 생각이 이번에 깨졌다”고 말했다.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맨 오브 라 만차'에 출연 중인 조승우와 함께 뮤지컬 티켓 파워의 양대 산맥이다. 검증 안 된 창작 뮤지컬에 뛰어든 것은 대단한 모험이었을 텐데….

"김광석 선배의 미발표곡 '12월'을 들어 보고 전율을 느껴 꼭 출연해야겠다고 결심했다. 내가 잘하는 것만이 내게 노래할 기회를 준 뮤지컬계에 대한 보답 아니겠나. 참고할 영상도 없고, 동선과 말투도 내가 계속 만들어가야 했다. 가장 어려운 건 역시 대사였다."

―2010년 '모차르트!'로 뮤지컬에 데뷔한 뒤 주로 송스루(song-through· 노래로만 이어가는) 뮤지컬을 해 왔는데, 이번엔 대사량이 많았다. 억양이 무척 독특하면서도, 나름대로 진정성이 담겨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실 '웬만하면 연기는 나중에 해야겠다'고 스스로 한계를 뒀었는데 이번에 깨졌다. 용기를 내서 하니까 자신감이 생기더라. 썩 좋은 목소리는 아니지만, 앞으로 그대로 보여줄 생각이다."

―1990년대 초의 정서가 낯설지 않았나?

"첫눈에 반하거나 하숙집 옥상을 기웃거린다는 설정이 처음엔 생뚱맞게 느껴졌다. 요즘은 카카오톡으로 금세 만나고 헤어지지 않나? 그런데 김광석 노래와 함께 그 시절 정서에 몰입하다 보니 그런 게 정말 진심에서 우러나온 행동이란 걸 알았다."

―1막 마지막에서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을 불렀을 때 가장 큰 박수를 받았다. 감정이 완전히 몰입된 것으로 보였다.

"감정을 자제하고 가짜 감정을 보여줄 생각도 해 봤지만, 막상 무대에서 관객 앞에 서면 그게 도저히 안 된다. 이미 죽은 사람과 대화하는 장면 뒤에 나오는 노래다. 슬픈 감정을 100% 실어 울면서 노래했다. 그러고 나면 진이 빠져서 서 있기도 힘들다."

―극의 절반을 40대로 연기해야 하는 것도 어려웠을 텐데.

"정말 쉽지 않은 부분이어서 아이디어를 냈다. 25세로 나오는 1막을 마치 10대처럼 어리게 연기했더니 2막에서는 상대적으로 성숙해 보이더라. 2막에서 술 취한 장면을 연기하는 것도 실제로 술을 마셔 본 적이 없어 힘들었다. 결국 술잔 넘기는 장면을 줄였다."

―동방신기 전성기와 지금 중 언제가 더 행복한가?

"지금이다. 예전에는 내가 아닌 동방신기의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았는데, 지금은 관객들이 무대 위에 선 나를 성원한다는 걸 분명히 느낀다. 뮤지컬은 마력과 중독성이 엄청나게 크다."

그가 속한 그룹 JYJ는 동방신기를 탈퇴한 뒤 전 소속사와의 갈등으로 방송 출연이 막혔고, 그 여파는 계속되고 있다. '그래도 방송에 나가고 싶지 않으냐'는 질문에 그는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정말 나가고 싶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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