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임실군 일부 주민이 전주에서 임실로 옮겨온 육군 35사단 부대 앞에서 24시간 내내 확성기로 장송곡(葬送曲)을 틀어대는 소음 시위를 벌이고 있다. 부대 이전에 반대해온 몇몇 주민이 부대를 내쫓겠다며 부대 이전 열흘 뒤인 작년 12월 19일부터 해온 일이다.
주민들은 부대 울타리에서 10m 떨어진 도로변에 컨테이너를 설치하고 그 위에 확성기 4대를 달았다. 울타리 안쪽엔 독신 사관·부사관 숙소와 병사 2000명의 막사가 있다. 사단 이전을 추진한 전주시가 확성기 앞쪽에 6m 높이 방음벽을 설치하자 주민들은 컨테이너 위에 철탑을 세워 확성기를 높여 달았다. 심야 장송곡 시위로 장병들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고 일부는 환청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사격이나, 헬기에서 로프 타고 내려오기 같은 집중을 요하는 훈련도 지장을 받고 있다.
부대 이전에 따른 토지 보상 절차는 마무리된 상태다. 주민들이 환경영향평가 같은 절차 위반을 들어 소송을 냈지만 대법원은 2013년 절차에 문제가 없다고 판결했다. 그런데도 일부 주민은 보상금도 찾아가지 않고 대법원 판결도 따를 수 없다면서 막무가내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다른 요구 사항이 있는 것도 아니고 무조건 군부대를 다시 전주로 옮기라는 것이다. 억지도 이런 억지가 없다.
대한민국은 불과 4년 전 북으로부터 천안함 폭침(爆沈)과 연평도 포격 도발을 겪은 나라다. 육군 35사단은 전북 일원을 방어하는 향토 사단이다. 어떻게 유사시 자기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줄 군부대를 향해 장송곡 시위를 벌일 수 있는 것인지 납득이 안 간다.
현지에는 부대 이전으로 이득을 보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양식 있는 현지 주민과 지역 단체들이 나서서 이들의 과잉 행동을 자제시키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경찰도 법을 제대로 집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