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선미경 기자] "일등은 아니어도 쭉 곁에 머물면서 장수하는 그룹이 되고 싶어요."

심상치 않은 기운의 신인 보이그룹이 등장했다. 일단 독특한 이름으로 관심을 끌었고, 이후 공개된 데뷔 무대는 카리스마 넘치는 '상남자' 콘셉트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바로 지난 주 갓 데뷔한 신인그룹 가물치(로키, 아토, 지로우, 보너스, 큐)에 대한 얘기다.

가물치는 지난해 '빠빠빠'로 열풍을 일으킨 걸그룹 크레용팝의 소속사 후배 가수로 먼저 화제를 모았다. 크레용팝이 다른 걸그룹과 차별되는 그들만의 독특한 콘셉트로 화제를 모은 만큼 가물치 역시 차별화된 전략과 콘셉트로 데뷔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특히 데뷔앨범 '비욘드 디 오션(Beyond the ocean)'의 타이틀곡 '뭣 모르고'는 '빠빠빠'의 원곡으로 알려져 더욱 화제를 모았다. '빠빠빠'와 달리 코믹한 분위기를 완전히 빼고 카리스마 넘치는 남자의 모습을 보여준 멤버들은 데뷔 무대에서도 전혀 떨리지 않는 듯 절도 있는 무대를 완성하며 성공적으로 신고식을 마쳤다.

"데뷔하기 전에 기대도 많이 하고 긴장도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 무대에서는 긴장이 덜 됐어요. 무대에 섰는데 연습하는 건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실감이 안 났어요.(웃음)"

가물치 멤버들은 데뷔의 설렘도 잠시, 그들을 가수로 만들어준 많은 스태프들이 감격스러워하는 모습을 생각하며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랫동안 데뷔를 기다려온 가족들과 지인, 데뷔까지 함께 한 스태프들의 노력을 잊지 않겠다는 것.

최근 OSEN과 만난 가물치 멤버들에게서는 신인 특유의 풋풋함과 긴장감이 보였다. 그러면서도 멤버들끼리는 친형제들처럼 서로 챙기며 장난도 쳤다. 몇 년씩 호흡을 맞춰온 것은 아니지만 가물치로 뭉쳐 데뷔를 하게 된 만큼 호흡도 잘 맞았다.

가물치는 데뷔 전 '남자 크레용팝'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크레용팝이 인기를 끌면서 같은 소속사에서 데뷔하게 된 가물치에게도 큰 관심이 쏠렸고, 데뷔 직후 각종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이름을 올렸을 만큼 반응도 폭발적이었다.

"크레용팝 선배님들에게 일단 너무 감사하죠. 감사한 마음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크레용팝이 지난해 큰 사랑을 받아서 우리에게도 이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 같아요. 이런 관심을 기회 삼아 우리를 더 많이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크레용팝 덕분에 데뷔 전부터 우리 이름을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노래보다는 크레용팝의 후배 그룹이라는 부담감이 컸던 것 같아요. 기대가 크니까. 그런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더 열심히 연습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부담감이란 더 많이 연습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라고 할까요?"

크레용팝과 함께 '가물치'라는 독특한 이름 또한 화제를 모으기 충분했다. 보통 아이돌그룹의 이름보다 좀 더 친숙한 이름으로 대중과 거리를 좁혔다. 그러면서도 결코 평범하지는 않아 그들의 색을 더욱 진하게 각인시키기도 했다.

"대중이 생각하는 그 물고기가 맞고요(웃음). 가물치라는 이름은 대표님이 직접 정해준 이름이에요. 처음에는 멤버들이 모두 좋아하지는 못했어요. 약간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멤버들이 있었고, 좋아하는 멤버들도 있었죠. 농담일거라고 생각하는 반응도 있었어요(웃음)."

"그런데 가물치를 검색해 보고 의미를 보니 멋있더라고요. 열악한 환경에서도 장수하는 물고기인데, 우리도 힘든 가요계에서 강한 정신력으로 오래 장수하고 싶어요. 신화 선배님들처럼요. 일등은 아니어도 쭉 곁에 머물면서 장수하는 그룹이 되고 싶어요."

이런 많은 관심과 화제 덕분인지 가물치는 데뷔 방송에서 선배들에게 먼저 인사를 받기도 했다. 가물치가 데뷔 전부터 많은 화제를 모았기에 그들을 알아봐준 선배 가수들이 많았던 것.

"데뷔 3일째였는데 평소 좋아하고 존경하던 동방신기 선배님들을 만나게 됐어요. 까마득한 후배인 저희들에게 먼저 인사를 하며 사인 CD를 건네주셨어요. 후배인 저희가 먼저 찾아가 인사를 했어야 하는데 죄송하기도 하고 정말 멋있더라고요. 동방신기 선배님들처럼 잘 돼서도 초심을 잃지 말아야겠구나 생각하면서 존경스러운 마음이 들었어요."

인터뷰 내내 가물치 멤버들은 특유의 재치 있는 입담과 분위기로 화기애애한 모습이었다. 말이 없는 조용한 멤버들은 맏형이 알아서 끌어줄 만큼 서로에 대해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었다. 특유의 장난스러운 말투 역시 즐거운 분위기를 더하는데 한몫했다.

가물치는 그들의 독특한 콘셉트와 함께 팬들과 가까이에서 소통하는 것을 많은 아이돌그룹 속 그들만의 장점으로 꼽았다. 크레용팝이 그랬듯 가물치 역시 팬들과 좀 더 가까이에서 편안한 친구처럼 소통하고 싶다는 것이 가물치의 뜻.

"데뷔 전부터 팬들을 많이 만나려고 전국투어로 홍보도 했어요. 직접 명함이랑 판넬을 들고 팬들을 만났죠. 다른 아이돌에 비해 자신 있다고 할 수 있는 건 팬들과 가깝게 소통할 수 있다는 거예요. SNS에서도 답글을 다 남기고 있고. 옆집 오빠, 동생처럼 편안하게 소통하는 게 가물치의 무기라고 생각해요."

또 가물치 역시 연기와 예능프로그램 등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멤버 로키는 어렸을 때부터 연기자의 꿈을 키우고 공부했을 만큼 연기에도 관심이 많았고, 모든 멤버들이 입을 모아 큐의 예능감을 칭찬하기도 했다. "멤버들 모두 공감할 수 있는 것 같은데 큐형은 예능감이 뛰어난 것 같아요. 최근에 신동 선배님이 진행하는 라디오 녹음을 하고 왔는데, 칭찬도 많이 들었어요. 힘내라고 응원도 받았고요. 또 운동을 잘해서 몸 쓰는 예능에 잘 어울릴 것 같아요."

그 중 지로우는 인기 프로그램인 MBC '일밤-진짜 사나이' 출연을 추천받기도 했다. "지로우는 '진짜 사나이'에 가장 잘 어울리는 아이돌이 아닐까 생각해요. 헤어스타일도 그렇고(웃음)."

자기 색깔을 가진 음악뿐만 아니라 연기와 예능프로그램 등 다방면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가물치. 이제 막 데뷔해 그들의 매력을 하나씩 드러내고 있는 만큼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서의 활약 역시 기대된다.

"다섯 멤버들 모두 색깔이 다르니까 앞으로 더 다양한 장르의 음악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그만큼 '다음 앨범은 어떤 음악을 들려줄까' 궁금하게 만드는 그룹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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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