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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노멀

피터 힌센 지음|이영진 옮김
흐름출판|310쪽|1만7000원

책을 읽는 내내 "살아남는 것은 힘이 세거나 영리한 동물이 아니라 변화에 잘 적응한 동물"(찰스 다윈)이라는 말이 메아리친다. 네덜란드 경영컨설턴트로 영국 런던비즈니스스쿨 등에서 IT 전략에 대해 강의해온 신세대 미래학자 피터 힌센은 캐나다 아이스하키의 전설 웨인 그레츠키를 인용한다. "훌륭한 하키 선수는 퍽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지만 위대한 하키 선수는 퍽이 '향하는' 곳으로 달려간다." 더 멀리 내다보라는 주문이다.

이 책에서 '퍽'은 디지털 혁명이다. 힌센은 "디지털 시대의 유리잔은 아직 절반밖에 차지 않았다"면서 "다가올 혁명은 너무 압도적이라서 지난 40년 IT 역사를 매우 보잘것없게 만들 것"이라고 썼다. 그는 디지털 혁명의 두 번째 여정에 '뉴 노멀(New Normal· 새로운 표준)'이라는 이름을 붙인다. 새로 등장할 '디지털 원주민'은 아날로그를 경험한 우리 세대(디지털 이민자)와 달리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이 공기처럼 편하다. 그들을 상대하는 비즈니스에는 새로운 원칙과 전략이 필요하다.

정보의 딜레마

우리는 날마다 정보의 산사태와 싸운다. 이메일, 첨부파일, 프레젠테이션, 스마트폰, 트위터, 페이스북…. '메가트렌드'를 쓴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는 "우리는 정보의 바다에서 허우적대면서 지식에는 목말라 있다"고 했다. 사람을 겨냥한 채널과 정보량은 폭증했지만 '섭취하는' 정보는 과거보다 훨씬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힌센은 "문제는 정보의 과부하가 아니라 필터링 실패"라고 진단한다. 실제로 메일을 많이 받는 사람은 딱하다. 정보를 장악하게 돕겠다는 IT 혁명이 거꾸로 생산성을 억누른다. 권력자는 필터링된 정보가 담긴 극소수 이메일만 받는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이 책은 디지털 혁명의 두 번째 여정인 ‘뉴 노멀’을 바다에 빗댄다. 지금껏 경험한 디지털은 작은 강일 뿐이고, 바다에서는 훨씬 큰 변화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원하지 않는 과다한 정보, 너무 많은 선택지 앞에서는 집중력이 산만해지는 법이다. 배리 슈워츠는 '선택의 심리학'에서 소비자가 6종의 잼을 파는 판매자와 24종의 잼을 파는 판매자를 각각 만나는 두 시나리오를 소개한다. 흥미롭게도 선택권이 단순했을 때 잼이 더 많이 팔렸다. 힌센은 "인내심의 한계와 필터링의 힘을 제대로 이해한 기업이 시장에서 성공한다"고 결론짓는다. 아마존이 그랬다. 애플도 복잡성은 숨기면서 사용자의 능률은 최대화하는 상품을 내놓고 있다.

이 IT 전략서는 "히트 수는 바보들이 성공을 모방하는 방식"이라고 잘라 말한다. "누가 어떤 목적으로 사이트에 들어왔고 그것을 어떻게 구매 행동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지 알아내는 게 중요하다." 무의미한 히트 수에 집착해서는 뉴 노멀 시대에 성공의 기회를 잡을 수 없다는 충고다.

콘텐츠는 더 이상 왕이 아니다

'콘텐츠가 왕이다'는 오랫동안 온라인 공간을 지배해온 원칙이었다. 기업은 인쇄물 브로슈어를 디지털 형식으로 전환해 올린 뒤 웹사이트라고 불렀다. 하지만 힌센은 "콘텐츠는 더 이상 왕이 아니다"고 단언한다. "콘텐츠가 나빠서가 아니다. 디지털 소비자가 콘텐츠에 압도돼 둔감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콘텐츠에 '푸시(push)'당할 때는 더더욱 그렇다."

고전적인 푸시 매체는 TV였다. 광고인들은 TV를 통해 막대한 소비자 집단을 정조준할 수 있었다. 1960년대 미국이라면 CBS·NBC·ABC에 동시에 방송되는 광고 스팟을 확보하면 소비자의 80%까지 다가갈 수 있었다. 하지만 대량시장(mass market)은 지난 50여년간 계속 무너져왔다. 과거의 방식이 더는 먹히지 않는 것이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고객 맞춤판으로 2만 종을 찍어낸다. 나이키는 "여러분이 디자인하면 나이키가 만들어준다"는 맞춤형 프로젝트를 선언했다. 뉴 노멀 시대에는 특별한 취향을 지닌 100명, 심지어 한 명을 위한 상품이 나온다. "평균화된 '일반 소비자'는 사라진다. 기업은 이제 무력한 소비자가 아니라 신들과 거래해야 하는 셈이다." IT 강국인 한국에서는 이미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뉴 노멀 시대의 경영 전략

앞으로 가장 가치 있는 자원은 소비자와의 상호작용이라고 이 책은 말한다. 콘텐츠가 콘택트(contact·고객 접촉)에 왕좌를 물려주는 것이다. 힌센은 "디지털 원주민이 지배적 소비자가 되면 아날로그적 충성심이 남아 있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디어는 메시지다'라는 마셜 매클루언의 사상도 무덤으로 보낸다. "뉴 노멀 시대에는 반응이 메시지다. 기업이 소비자에 반응하고 상호작용하는 방식, 고객과의 대화를 처리하는 방식이 성공 열쇠가 될 것이다."

새로운 인재상은 'I자형 인간'이 아니라 'T자형 인간'이다. T자형 인간은 기능적이고 전문적인 깊이를 가지고 있으면서 지식을 다른 상황에 수평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구글이 집에서도 마음껏 쓸 수 있는 G메일을 보급해 직장 내부로 침투했듯이, 뉴 노멀 시대에 경영 전략은 '외부에서 내부로, 아래에서 위로' 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디지털 채널은 보존(유통) 기간이 짧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피라미드형 구조보다는 설치도 쉽고 신속하게 옮길 수 있는 텐트형 구조가 적합하다"는 주문에도 수긍하게 된다. 디지털 혁명의 두 번째 여정에 등장하게 될 쟁점을 꼼꼼하게 정리한 책이다. 쓸모 있는 나침반처럼 다가온다. 핵심은 이 한 문장, "디지털 원주민의 입장에서 접근하라"다. 원제 'The New Norm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