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9일 우리 정부의 설맞이 이산가족 상봉 제안을 거부했다.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조건으로 한·미 합동군사훈련 중단,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회담 등을 간접적으로 요구했다. 따라서 한·미 합동군사훈련인 '키리졸브' 연습이 끝나는 3월까지는 이산가족 상봉이 성사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9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명의로 통지문을 보내 "남측의 대결적 자세에 변화가 없다"며 "인도주의 사업이 제대로 이뤄지자면 장애물이 제거되고 분위기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봉 무산의 책임을 남측에 전가한 것이다.

북한은 "남측은 새해 벽두부터 언론과 전문가, 당국자까지 나서서 무엄한 언동을 하였을 뿐 아니라 총포탄을 쏘아대며 전쟁연습을 벌였다"며 "곧 대규모 합동군사연습이 벌어지는데 이산가족 상봉을 맘 편히 할 수 없다"고 했다.

북한은 통지문에서 "남측에서 다른 일이 벌어지는 것이 없고 우리의 제안도 다 같이 협의할 의사가 있다면 좋은 계절에 마주 앉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봄쯤에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고려해볼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