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제이(劉結一) 유엔(UN) 주재 중국 대사가 8일 미 뉴욕 유엔본부에서 “국제사회는 아베 총리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관련해 일본에 경고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중국과 일본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를 둘러싸고 외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양측의 외교전은 유엔·미국·유럽으로 확산되는 중이다.

중국은 야스쿠니 참배 문제를 유엔으로 끌고 가 대일 비난 강도를 높였다. 류제이(劉結一) 유엔 주재 중국 대사는 8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아베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2차대전 이후 국제질서에 대한 노골적인 모욕"이라며 "(평화를 강조하는) 유엔 헌장 정신에도 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동·아프리카를 순방 중인 왕이(王毅) 외교부장도 일본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카타르 매체와 인터뷰에서 "일본 지도자가 인류 양심과 국제적 도리의 마지노선을 존중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9일 밝혔다. 왕 부장은 최근 한국·미국·러시아·베트남·독일 외교장관 등과 잇달아 통화해 야스쿠니 참배 등 일본의 역사 인식 문제를 지적했다.

중국은 일본과의 민간 교류에 대한 통제도 시작했다. 양국 민간단체가 주최하는 중국 언론인과 학생의 일본 방문 행사 3건이 중국 측 요청으로 연기됐다.하지만 일본 아베 총리는 중국의 비판에 개의치 않는 모양새다.

프랑스 파리에서 9일(이하 현지 시각) 열린 프랑스·일본 ‘2+2(외교·국방장관)’ 회담에 참석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왼쪽부터) 외무상, 로랑 파비우스 외무장관,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방위상, 장 이브 르 드리앙 국방장관.

그는 9일 모잠비크 등 아프리카 순방을 위해 출국하면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가 지도자로서 전몰자의 명복을 비는 마음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기회가 닿는 대로 야스쿠니를 계속 참배하겠다는 뜻이다. 7~8일 스페인을 방문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도 스페인 총리와 외무장관을 만나 야스쿠니 참배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후미오 외무상과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방위상은 9일 파리에서 열린 일본과 프랑스의 '2+2(외교·국방장관)' 회의에서도 일본 입장을 설명했다.

아베 총리의 친동생인 기시 노부오(岸信夫) 외무성 부대신도 오는 13~17일 미국을 방문, 야스쿠니 참배의 정당성을 주장할 예정이다. 기시 부대신은 어릴 적 양자로 입적돼 성이 다르다.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일본 NSC 국가안보국장도 조만간 워싱턴을 방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