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창(78) 고려대 명예교수의 아들이자 세계적으로 저명한 수학자인 김민형(51) 옥스퍼드대 교수 집안의 독특한 교육법이 알려져 화제다.

방법은 다름 아닌 부자지간의 편지 왕래였다. 아들 김 교수는 영국과 독일에 머물던 2005년 자신의 15세, 12세 아들과 주고받은 편지를 한데 묶어 최근 '아빠의 수학여행'이라는 책을 출판했다.

책은 한달 보름 남짓 기간 동안 김 교수가 아들들에게 보낸 20통의 편지 내용을 정리한 것인데 편지 한통의 분량이 A4용지로 10장씩 됐다고 한다.

김 교수는 편지를 통해 워즈워스, 하이네, 바이런 등 낭만주의 시인의 시부터 집안 이야기까지 다방면에 걸친 교양과 지식들을 아들에게 들려주었다.

김 교수는 2011년 국내 수학계에서는 처음으로 영국 옥스퍼드대 수학교 정교수로 채용된 인물이다.

1985년 중고교를 거치지 않고 검정고시로 서울대 수학과에 입학했던 김 교수는 서울대 개교 이래 처음으로 조기 졸업을 했다. 서울대 1호 조기졸업생인 셈이다.

포스텍 석좌교수를 맡은 지 1년밖에 되지 않던 2011년, 300년간 미제로 남아 있던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증명해낸 '수학의 거장' 미국 프린스턴대 앤드루 와일즈 교수가 옥스퍼드로 옮기며 직접 김 교수를 정교수로 추천했다.

그러한 김 교수 역시 어린시절 부친인 김우창 교수와 함께 편지를 주고 받으며 다양한 방면의 교양을 쌓아나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1980년대 중반 미국 예일대에 유학하던 김 교수는 한국에 있던 아버지 김 교수와 함께 역사와 철학, 문학과 정치, 예술을 넘나드는 편지를 주고 받으며 인문학적 소양을 다져갔다고 한다.

김 교수는 2일 문화일보와 인터뷰에서 "아버지의 편지가 마음의 영양가가 됐다"며 "아들에게 권장하고 싶은 것도 편지 쓰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집에서 잠깐씩 대화를 나누는 것과 마찬가지로 편지쓰기도 대화의 연속"이라면서 "수학 공부도 대화하는 식으로 공부하고 끊임없이 질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