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에 루머도 덩달아 확산

입력 2013.12.17 03:01

처음 써붙인 학생은 진보정당원
'수천명 일자리 잃었다' 선동… 직위해제와 파면 구별못한탓

16일 전북 군산여고 게시판에 붙은 대자보. 학교 측 허가를 받지 않은 게시물이어서 바로 철거됐다.
女高에 나붙은 '안녕들하십니까' - 16일 전북 군산여고 게시판에 붙은 대자보. 학교 측 허가를 받지 않은 게시물이어서 바로 철거됐다. /뉴시스
지난 10일 '안녕들하십니까'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고려대에 걸린 이후 전국 대학으로 확산하고 있다. 주현우(27·고려대 경영학과 4학년)씨가 손 글씨로 쓴 2장짜리 대자보는 철도 민영화에 반대한다는 내용과 국정원의 선거 개입 의혹 등을 거론하며 박근혜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주씨가 쓴 대자보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빠르게 퍼졌다. 이 대자보를 찍은 사진이 SNS에 오르면서 페이스북에 개설된 '안녕들하십니까' 페이지는 23만명 넘는 사람이 '좋아요'를 눌렀다. 오프라인에선 '안녕하지 못하다'는 제목류의 화답 대자보가 서울과 지방 여러 대학에 게재됐다.

14일엔 주씨 대자보를 계기로 모인 학생 200여명이 '철도 민영화 반대'를 외치며 고려대 안암캠퍼스에서 철도노조 집회가 열린 서울역 광장까지 행진하기도 했다.

하지만 역풍도 일고 있다. 주씨가 과거 진보신당에서 활동했고, 현재 노동당(옛 진보신당) 당원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치권과 연계된 운동권 학생들의 작전에 의한 선동 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각 대학과 인터넷에는 주씨의 대자보를 지지하는 대자보 및 글과 함께 잘못된 논리를 반박하는 대자보와 글도 오르고 있다.

철도 전문가들은 주씨 등의 대자보에 대해 "철도 파업에 대해 사실과 다른 얘기를 확산시키고 있어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자보는 '하루 파업으로 수천 명의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었다'고 했는데 이는 직위 해제와 파면·해임 같은 징계를 구별하지 못한 것이다. 직위 해제는 인사 대기 명령으로 열차팀장 등 해당 직원의 직위만 박탈하는 것이고, 고용에는 변화가 없다. 수당만 주지 않을 뿐, 기본급은 그대로 준다.

대자보는 '박근혜 대통령이 사회적 합의 없이 추진하지 않겠다던 그 민영화에 반대했다는 구실로 징계라니'라고 했는데 이 역시 사실과 다르다. 정부가 내놓은 수정안은 코레일 및 철도 전문가들과 여러 차례 협의 끝에 나온 것이다. 정부와 코레일은 당시 철도노조에도 참여를 요청했지만 노조가 거부했다.

한편 고려대 박물관은 대자보를 보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려대 박물관 관계자는 "주씨의 대자보가 사회적으로 큰 화제가 된 만큼 보관 의사를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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