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부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9일 북한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실각 사태'에 대해 "그것은 북한 내부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이 국가 안정, 경제 발전, 인민 행복을 이루기를 희망한다"며 "중국은 전통적인 중·조 우호 관계를 계속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이번 사안을 중국 측에 사전 통보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답변했다.
중국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은 사태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김정은이 지난해 리영호 총참모장을 숙청해 군권(軍權)을 장악했다면 이번에는 장성택을 희생물로 삼아 '유일 지도체제'를 확립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내에선 '섭정왕'이라고 불렸던 장성택이 언젠가는 숙청될 것이란 분석이 많았다"며 "다만 그 시기가 예상보다 이른 것 같다"고 전했다.
김정은이 장성택 숙청을 계기로 '급진적 변화'를 시도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정부 산하 연구기관의 한 전문가는 "젊은 김정은이 '문화대혁명'식의 급진적 세대교체나 '대약진 운동'식의 과격한 경제 조치를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중 북한 대사관의 움직임과 관련,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이날 "아직 특별한 동향은 없는 것 같다"며 "(장성택 측근으로 분류되는) 지재룡 북한 대사와 박명호 공사도 베이징에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권력이 김정은 한 사람에게 집중되는 체제"라며 "'넘버 2'나 '넘버 3'의 신변에 이상이 생겼다고 해서 갑작스럽고 심대한 변화가 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중국 측 인사들의 견해"라고 전했다.
일본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방위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군사적 움직임이 있는지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김정은에게 권력이 집중되면서 예전 김정일의 부하들이 교체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