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 변수, 경기시간, 기후가 미치는 영향도 무시하지 못한다."
한국은 7일(한국시간) 브라질 바히아주 코스타 도 사우이페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조 추첨식'에서 벨기에·알제리·러시아와 함께 H조에 편성됐다.
32개 본선 진출국 가운데 어느 하나 만만한 팀은 없지만 해볼만 한 팀들과의 조합이다. 포트1에서 최상위 팀들로 분류되는 브라질·아르헨티나·스페인을 피한 것만으로도 부담을 덜게 됐다.
축구 전문가 신문선(55)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국이 최상의 조편성을 받았지만 경기시간과 기후 등 경기 외적 변수를 놓쳐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아주 좋은 조편성이다. 벨기에는 최근 성적이 좋고 좋은 선수가 많지만 플레이 스타일이 한국이 경기하기 좋은 팀이다. 월드컵에서 맞섰던 적도 있다. 러시아는 최근에 경기를 해봐 면역력이 있다"며 "오히려 알제리가 경기하기 어려운 면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한국 축구가 두려운 상대로 꼽는 네덜란드를 포함한 체력과 기술을 겸비한 강한 팀들을 피한 것만으로도 좋은 결과"라며 "러시아, 벨기에는 그다지 껄끄러운 상대는 아니지만 아프리카 축구에 대한 부담이 있는 한국에는 알제리가 까다로울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가 아프리카 팀을 경계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힘이 있고 기술적인 축구를 하면서도 남미의 더운 날씨에 강하다는 점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기후를 전제로 했을 때 아프리카 팀들이 더위에 강하고 기술이 좋은 팀들의 체력소모가 적다.
신 교수는 "이번의 경우 미국월드컵 이후로 이동거리가 길고 습도가 높은 특징이 있다. 경기시간, 기후가 미치는 영향이 높아진다. 이번 대회는 높은 습도에서 경기를 해본 경험이 적은 유럽의 무덤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이탈리아·스페인 등의 유럽팀 선수들이 자신들의 실력에 70% 밖에 발휘하지 못했다고 인터뷰했던 적이 있다"며 "이번 조 편성 자체도 기준점을 기후에 맞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각 조별 전망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브라질이 속한 A조는 난해하다. 멕시코는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거쳐 올라오기는 했지만 본선에 강하다. 카메룬·크로아티아도 충분히 8강까지 갈 수 있는 팀이다. 자칫 조별리그가 난타전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B조에 대해서는 "스페인, 네덜란드가 강세를 보일것으로 보인다. 칠레가 까다롭기는 하지만 스페인, 네덜란드 두 팀이 16강에 갈 수 있는 가능성이 아주 높다. 호주 입장에서 보면 최악의 조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이 속한 C조에 대해서는 일본의 우세를 점쳤다.
신 교수는 "일본의 세밀함·섬세함·기술축구는 충분히 통할 수 있다고 본다. 유럽·남미·북중미 할 것 없이 일본을 높게 평가한다. 콜롬비아가 남미 지역 예선에서 강팀들을 꺾기는 했지만 본선은 지역예선과 엄연히 다르다"고 말했다.
죽음의 조로 불리는 D조에 대해서 그는 "잉글랜드 입장에서 보면 상당히 불행하다고 할 수 있다. 이탈리아·우루과이를 만났다. 우루과이는 어떤 팀도 쉽게 이길 수 없는 팀이다. 이 조 역시 상당히 까다로운 조다. 박빙의 경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죽음의 조로 신 교수는 독일·가나·포르투갈·미국이 포진한 G조를 꼽았다.
그는 "독일이 가나를 상대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가나는 나이지리아·카메룬과 더불어 전통적인 아프리카 강호이자 아프리카 최고의 팀이다. 독일이 최근 들어서 바이에른 뮌헨을 필두로 하는 기술 축구로 변화하고 있는데 상당히 재미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