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대통령 아니다… 사퇴 미사 계속할 것"

입력 2013.11.23 02:59 | 수정 2013.11.24 11:36

[정의구현 전주교구사제단 '朴대통령 사퇴 촉구' 미사 강행]

"NLL은 휴전협정에 없어… 우리민족끼리 통일하자"

與 "대선 불복 역풍 불 것"
野 "우린 관련 없어" 거리두기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 지부(대표 송년홍) 신부들이 22일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하는 미사를 열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여당은 '대선 불복'이라고 반발하며, '야권 연대' 기구에 정의구현사제단이 참여한 점을 들어 민주당을 공격했다. 민주당은 자칫 '대선 불복'으로 비칠 것을 우려, 이들과 선을 그으면서 상황을 주시했다.

◇'부정선거 당선범 박근혜' 피켓도

이날 미사에는 제대(祭臺) 옆에 '부정 불법선거를 규탄한다. 대통령은 사퇴하라!'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평신도와 외부 단체 인사 10여명이 성당 입구에서 '불법 부정선거 당선범 박근혜, 귀태니까 셀프 사퇴!'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촛불 퍼포먼스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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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정의구현 전주교구사제단 신부들이 22일 전북 군산시 수송동성당에서‘불법선거 규탄 및 대통령 사퇴 촉구’시국 미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과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를 주장했다. /김영근 기자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 지부 신부들이 22일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하고 있다./김영근 기자
박창신 원로신부는 강론에서 "NLL은 UN군 사령관이 우리 쪽에서 북한으로 가지 못하게 잠시 그어놓은 것이고 북한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휴전협정에도 없다"며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6·15 선언처럼 우리 민족끼리 평화통일 하자"고 했다. 신부들은 시국 선언문에서 "들을 귀가 있는 대통령은 들어라"라며 성경 구절을 인용해 "교회의 말도 들으려고 않거든 그를 다른 민족 사람이나 세리(稅吏)처럼 여겨라"라고 했다. 이들은 "(박 대통령은)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님을 선언할 것"이라고 했다. 신부들은 미사가 끝난 뒤 군산시 수송동 롯데마트 앞에서 촛불기도회를 열었다.이들은 앞으로 전주·익산·정읍 등에서도 미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친야(親野) 단체 관계자들은 이 신부들의 활동 내용을 미국 CNN 방송 홈페이지의 일반인 참여 커뮤니티인 'CNN 아이리포트(iReport)'에 올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종북 세력 척결을 위한 가톨릭 정화운동을 벌이고 있는 대한민국수호천주교인모임(지도신부 김계춘, 상임대표 서석구 변호사)은 이날 성명을 통해 "사법적인 판단이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 정의구현사제단이 조직적 선거 개입을 기정사실화하면서 대통령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대한민국을 흔드는 일이자 북한 정권에 부화뇌동하는 일"이라고 했다. 이들은 "사제 신분을 악용해 정치적 언행을 일삼는 것은 성(聖)교회의 거룩한 교도권을 더럽히고 교회의 본질인 성체성사(聖體聖事)를 폄훼하는 일"이라고 했다.

◇여 "민주당도 책임"… 야 "연관짓지 말라"

청와대 이정현 홍보수석은 "기도는 잘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은총을 기원하는 것"이라며 "국민이 뽑은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하는 것은 잘되라는 게 아니라고 본다.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고 도와달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새누리당 홍문종 사무총장은 "현재 수사와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종교인이 민주적 절차에 따라 당선된 정통성 있는 대통령을 부정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사제단이 대통령 하야를 논하는 데는 길거리로 나가 국민을 호도하고 대선 불복성 행동을 이어가는 민주당의 책임도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전주교구 지부 신부들의 미사에 대해 언급을 자제했다. 대선 불복 논란으로 확산되는 걸 원치 않기 때문이다. 지도부의 한 의원은 "명확한 진상 규명을 해야 한다는 게 당의 일관된 입장이지만, 그렇다고 대선 결과를 불인정하는 건 아니다"며 "이 신부들의 움직임과 연관되는 걸 원치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일부 당내 강경파들 사이에선 "대통령 사퇴 촉구 미사에 당도 호흡을 같이할 필요가 있다"는 말도 나왔다.

<BR>☞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1974년 지학순 주교가 ‘유신헌법 무효’를 주장해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은 뒤 젊은 사제들을 중심으로 결성됐다. 민청학련 사건, 인혁당 사건,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등 진상 조사에 관여했다. 사제단은 주교회의 인준 단체가 아니기 때문에 이들의 의견은 천주교 공식 의견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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