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후닝(왼쪽)과 류허.

중국에 양대 권력 기구로 신설되는 국가안전위원회(안보담당)와 개혁영도소조(경제담당)의 실무 사령탑에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책사 2인방'이 기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해외 중화권 매체인 보쉰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국가안전위의 사무국이 될 국가안전사무판공실 주임에 왕후닝(王滬寧) 공산당 정치국원 겸 중앙정책연구실 주임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보쉰은 국가안전위의 상무위원 후보 중 왕후닝의 이름을 가장 먼저 거론했다.

또 개혁영도소조의 실무 권력인 비서장에는 류허(劉鶴)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주임이 임명될 것이라고 보쉰은 전했다. 왕후닝은 외교·국가 전략 분야에서, 류허는 경제 분야에서 시진핑의 핵심 책사로 꼽힌다.

왕후닝은 장쩌민(江澤民)·후진타오(胡錦濤)에 이어 시진핑까지 주석 3명을 잇달아 보좌하고 있다. 그는 노동자·농민과 지식인, 자본가 이익까지 대표한다는 장쩌민의 '3개 대표론'과 후진타오의 '과학적 발전관' 이념을 정립하는 데 공헌한 것으로 평가된다. 시 주석이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중국의 꿈(中國夢·Chinese Dream)'도 왕후닝의 손을 거쳤을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특히 그는 장쩌민 시대부터 주석의 해외 순방과 외빈 접견에 빠지지 않고 배석하고 있다. 베이징의 정가 소식통은 "정치적 야심이 없는 게 왕후닝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당초 후진타오 주석은 왕후닝에게 지방 당 서기 자리를 권했다고 한다. 그러나 왕후닝은 이를 고사하고 원래 근무했던 상하이 푸단(復旦)대학 교수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 말을 들은 시 주석도 권력 욕심 대신 정책 아이디어가 넘치는 왕후닝을 중용했다고 한다.

개혁영도소조의 실무 책임자로 거론되는 류허는 시 주석과 1960년대 베이징 101중학교에서 친구로 인연을 맺었다. 시 주석은 지난 5월 톰 도닐런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좌관이 미·중 정상회담 의제 조율 차 방중했을 때 류허를 만나보라고 추천했다. 당시 그는 "류허는 나에게 매우 중요한 사람"이라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이 밖에 국가안전위는 시 주석이 직접 지휘하며 부주석이나 부주임 자리는 장더장(張德江)·위정성(兪正聲)·류윈산(劉雲山) 등 정치국 상무위원 3명이 맡을 것이라고 보쉰은 내다봤다. 개혁영도소조의 조장이 시 주석인지, 리커창 총리인지는 불분명하다. 보쉰은 "장가오리 상무위원과 류옌둥·왕양·마카이 부총리 등이 부조장에 올라 리커창을 보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