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국에서 스모그가 발생한 날짜가 52년 만에 가장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기상국은 1일 정례 브리핑에서 올해 1~10월 전국 스모그 발생 일수가 평균 4.7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1961년 이후 최다(最多)이며 예년 같은 기간 스모그 발생 일수(2.4일)의 두 배쯤 되는 수치다. 이 수치는 스모그가 빈발했던 중북부 지역과 스모그가 거의 없었던 서남부 지역을 평균한 것이다.
베이징·톈진·산시·허난 등에선 스모그가 최대 15일 발생해 예년보다 5~10일 늘었다. 31개 성(省) 단위 중 13곳이 스모그 발생 일수가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수도 베이징은 2일 또다시 심각한 스모그가 발생해 주변 고속도로 10여곳을 폐쇄했다. 베이징 당국은 가시거리가 100m 이하로 떨어지자 고속도로를 봉쇄했다. 이날 베이징의 PM2.5(지름 2.5㎛ 이하 초미세 먼지) 농도는 400㎍/㎥까지 치솟았다. 세계보건기구의 PM2.5 허용치(25㎍/㎥)의 16배에 달하는 수치다.
관영 CCTV는 3일 중국에서 공기가 가장 깨끗하다는 최남단 하이난(海南)성에도 10월 말 스모그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하이난성 기상국 관계자는 CCTV 인터뷰에서 "스모그가 극심했던 화북(華北) 지역의 찬 공기가 유입되면서 스모그가 같이 들어온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하이난의 대표적 휴양지 싼야(三亞)시는 10월 말 PM2.5 농도가 6일 연속 70~80㎍/㎥를 기록하며 '청정 도시' 이미지를 구겼다.
스모그가 맹위를 떨치면서 중국의 경제개발 방식을 반성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중앙기상대 허리푸 (何立富) 수석 예보관은 "에너지 소비율이 높고 배기가스 배출이 많은 철강·석탄·자동차 산업 등이 급속히 발전하고 각종 아파트와 공장이 전국 도처에 세워지고 있다"며 "사람이 스모그의 근본 원인"이라고 말했다고 3일 중국 라디오망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