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 김형석(왼쪽)과 방시혁

가수 아이유의 ‘분홍신’ 표절 논란에 대해 “전혀 표절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던 작곡가 김형석·방시혁이 새삼 네티즌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아이유의 소속사인 로엔 엔터테인먼트(이하 ‘로엔’)와의 특별한 인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로엔 측에 따르면 김형석은 지난달 10일까지 로엔의  ‘이사’로 활동했다. 또 로엔은 현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의 대표인 방시혁이 과거 몸 담았던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의 대주주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8월 12일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접수된 로엔의 ‘반기보고서 (2013.06)’에 따르면, 김형석은 로엔의 임원으로 등록돼 있다. 직위는 사외이사, 담당업무는 경영자문인 것으로 나타는 김형석의 재직기간은 5년이으로 적혀 있다. 임기 만료일은 2015년 3월 22일이다.

그러나 현재는 사외이사직을 중도퇴임한 상태다. 로엔 측 관계자는 28일 조선닷컴과의 통화에서 “회사가 지난 7월 SK플래닛으로부터 매각되는 등의 이유로 인해 지난달 10일 중도퇴임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도 지난달 10일, 같은 내용을 알리는 보고서가 접수된 바 있다.

로엔의 ‘반기보고서 (2013.06)’. 작곡가 김형석이 로엔의 임원으로 등록돼 있다. 현재는 중도퇴임한 상태다.

한편 방시혁과 로엔의 인연은 김형석보다는 보다 ‘간접적’이다.

둘의 인연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빅히트를 살펴봐야 한다. 이 회사는 과거 JYP의 작곡가로 활동했던 방시혁이 지난 2004년 독립해 설립한 회사로, JYP의 ‘연계 소속사’로 알려져 있다.

방시혁은 ‘JYP 패밀리’로서 빅히트의 대표가 된 후에도 JYP의 대표이사인 박진영과 공동 작업을 이어갔다. 두 사람은 원더걸스, 2PM, 2AM 등 JYP 대표가수들의 음반도 함께 만들었다. 특히 두 회사는 가수 홍보나 활동도 은근히 호흡을 맞춰가며 보이지 않게 도움을 주고 받는 것으로 전해진다.

심지어 2AM의 경우엔 지난 2010년, JYP가 빅히트에게 매니지먼트의 실질적 권리를 모두 넘기기도 했다. 음반 제작·예능 활동·한류 전략 등 2AM의 모든 것을 결정하는 ‘실질적 소속사’ 역할을 빅히트에게 맡긴 것이다. 대신 JYP는 원 소속사로서 2AM의 활동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을 빅히트와 나눴다고 한다.

로엔이 JYP의 주식을 약 245만주 보유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보유 비율로 보면 전체의 7.19%에 달하는 양이다.

그런데 로엔은 이 빅히트의 ‘형제 소속사’, JYP의 대주주다. 지난 22일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접수된 JYP의 ‘주식등의대량보유상황보고서(약식)’에 따르면, 로엔은 JYP의 주식 등을 244만 6293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보유 비율로 보면, 전체의 7.19%에 달하는 양이다.

앞서 지난 26일 본지는 “온라인상에 아이유의 ‘분홍신’ 활동 중단의 이유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며 “최근 일부 네티즌들이 아이유의 ‘분홍신’이 ‘Nekta’의 ‘Here’s Us’를 표절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왔기 때문"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자 이날 김형석은 자신의 트위터에 “비밥스윙은 빠른 템포의 곡. 그러다 보니 보편적으로 리듬의 형태가 비슷하다”며 “빠른 일렉트로닉 댄스곡의 리듬구성들이 비슷하듯이 그것을 표절이라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내용의 글을 남겨 표절 논란에 맞섰다. 이어 “코드웍도 다르고…. 노래는 분홍신이 훨씬 신나고 좋은데?”라고 덧붙여 표절이 아님을 강조했다.

방시혁 역시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남겼다. 그는 당시 글에서 “아이유 ‘분홍신’이 표절이라는 분들, 음악에는 장르와 클리셰라는 개념이 있다”면서 “‘분홍신’이 표절이면 그 많은 스윙재즈곡들은 거의 전곡이 서로 표절이라고 해야 할 것”이라고 표절 논란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