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무한도전', 청소년 보는데 유해물 '스포츠경향 여자전쟁' 비춰주며…

입력 2013.10.20 23:07 | 수정 2013.10.20 23:08

청소년들의 절대적인 사랑을 받는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이 청소년유해매체물을 단숨에 네이버 인기검색어로 만들어놨다. 이 인기검색어는 수많은 이용자가 눌러보며 20일 내내 인터넷 화제가 됐다.

공영방송 MBC의 예능 무한도전 출연 멤버들은 19일 방송분에서 자신의 애장품을 하나씩 가져와 서로가 나눠갖는 이벤트를 열었다.

이때 개그맨 정형돈은 성인만화 ‘여자전쟁’ 단행본을 들고 나와 다른 출연자에게 내밀며 “(이 만화를 보면) 둘째를 가질 수 있다” “형수님 몰래 보라” 등의 발언을 했다.

MC 유재석이 “그림이 야하다”고 지적했고, 손으로 표지를 가리기도 했지만, 작품 제목은 "60권 완결본에 19세 이상 성인물"이라는 방송 속 힌트에 의해 방송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미 온라인에서는 공공연한 팩트가 됐다. 어떤 출연자는 과장된 표정으로 책에 각별한 관심을 표현해 시청자의 궁금증을 유발하기도 했다.

방송이 끝난 뒤에는 이 책을 넘겨받은 출연자가 트위터를 통해 ‘여자전쟁’이라는 책 제목을 대놓고 공개했다.

만화가 박인권씨가 스포츠경향을 통해 2008~2012년 연재한 만화 ‘여자전쟁’은 노골적인 성행위 묘사로 인해 2009년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로부터 ‘청소년유해매체물’로 지정됐었다. 이 만화에는 아버지와 아들이 한 여자를 서로 차지하려고 싸우거나, 장애로 성생활을 못 하는 남성의 어머니가 각종 성적(性的)인 방법을 동원해 아들을 돕는 등의 내용이 옴니버스 형태로 그려졌다.

무한도전 시청자들은 방송이 나간 다음날 아침부터 만화 제목인 ‘여자전쟁’를 네이버 검색창에 무수히 입력했고, 이 단어는 인기검색어로 부상(浮上)했다. 네티즌들은 이 만화를 볼 수 있는 곳을 찾기 시작했고, 곧이어 여자전쟁 만화 서비스 사이트인 ‘스포츠경향’이 검색 순위표 최상단을 차지했다.

‘여자전쟁’이 노출된 네이버의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는 네이버 이용자의 연령을 가리지 않고 노출된다.

무한도전은 형식상 '15세 시청가'이지만, 실제로는 초등생 사이에서도 "무한도전 안보면 대화가 안된다"는 말이 돌 정도로 어린이에게까지 큰 영향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가정에서 무한도전을 시청하는 자녀를 부모가 ‘유해성’을 이유로 제재하는 경우도 드물다. ‘여자전쟁’과 ‘스포츠경향’을 네이버에서 검색하거나 클릭한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어린 청소년일 가능성이 많은 셈이다.

두 단어는 방송 24시간이 지난 20일 밤 12시 무렵까지도 검색 랭킹 10위 이내에 동반으로 머물렀다. 그 효과로 스포츠경향 사이트는 접속이 어려워지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무한도전 스포츠경향 여자전쟁에 관심을 보인 네티즌들은 각종 커뮤니티 게시판 등에서도 “스포츠경향 여자전쟁 가지고 무한도전 비판 기사 쓰지”, “무한도전 스포츠경향 여자전쟁, 재미있다”, “무한도전 스포츠경향 여자전쟁 사건, 무한도전 잘못 아니다” 등의 글을 올리며 비판 기사에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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